너의 작은 기쁨들이 나의 커다란 문장이 되는 순간
아이의 세계는 작은 단어들로부터 넓어진다.
포도, 수박, 뽀로로, 원숭이. 아이가 요즘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명사들이다.
어느 날, 실물로 마주한 커다란 수박 앞에서 포포는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자기 볼을 통통 두드리며 동그랗고 초록색인 존재에 대한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칼끝 끝에서 쩍 소리를 내며 갈라진 수박의 가장 빨갛고 달콤한 부분을 오물오물 먹는 아이의 입매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내 배가 먼저 가득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 든다. 누군가의 먹는 모습만으로 배가 부르다는 오래된 문장의 진의를, 나는 포포를 통해 비로소 매일 체감한다.
선물 받은 포도 한 박스를 제 작은 두 손으로 꼭 움켜쥐고, 가뿐하다는 듯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면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무거운 과일 상자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기쁨의 무게를 들고 가는 듯한 그 천진난만함.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바라봐 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고, 그 좋아하는 대상을 향해 눈을 반짝이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은 내 삶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포포야, 네가 좋아하는 명사들이 앞으로 더 다채롭고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새로운 계절의 이름, 처음 마주하는 동물들의 이름, 세상의 수많은 다정한 단어들이 네 삶 속으로 퐁당퐁당 걸어 들어오기를. 네가 앞으로 좋아하게 될 그 모든 명사와, 그 명사들로 가득 차오를 너의 다채로운 세계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