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의 널 품에 안고 먼 훗날의 너를 놓아주는

지오디(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가 새롭게 들리던 순간에 대해

by옫아

그 어느 때와 크게 다를 것 없는,

그리하여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차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익숙한 노래가 흐른다.

언제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는지도 모르는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옛 추억에 젖어 무심코 흐르던 가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던 순간, 문득 가슴 한구석이 쿵,했다


‘너를 보면 보고 있으면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곤 했어.’


이상하게도 그 시절 청춘의 뜨거운 이별 노래로 들리던 가사가, 오늘은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다가왔다. 그것은 평생 품 안에서 키워낸 자식을 독립시키며, 마침내 신랑 혹은 신부의 손을 잡아 또 다른 우주로 보내주는 부모의 절절한 내면 고백이었다.


‘돌아보면 너무나 아름다웠어, 내 인생에 다시 못 올 순간들이었어.’


부모에게 자식과 함께한 세월은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이다. 갓난아기였던 아이가 처음 눈을 맞추고, 작은 손으로 내 손가락을 감싸 안고, 삐뚤빼뚤 첫걸음마를 떼던 순간들. 그 무수한 기억들이 가슴에 겹겹이 쌓여,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이유 없이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그러나 부모라는 존재는 아이의 자람을 온 마음으로 기뻐하면서도, 그 깊은 사랑 뒤에 한 걸음 물러설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행복했어 영원히 잊지 못할 만큼, 사랑했어 너를 보낼 수 없을 만큼.’


‘하지만 그만큼이 내 몫이 아니기에, 내 것이 아님을 알기에… 행복해 이젠 널 보낼게, 너의 그 사람에게.’


언젠가는 내 품 안에서 이 아이를 안전하게 품어줄 수 있는 시간이 끝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내 아이를 소유물이 아닌 온전한 하나의 독립된 우주로 인정하고, 기꺼이 내 손을 놓아 '너의 그 사람'에게 보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마지막이자 가장 큰 사랑의 형태일 것이다.


‘보내야 해 보내야 해, 여기서 만족해야 해…'


결혼식 날, 화려하게 빛나는 자식의 뒷모습을 보며 부모의 마음속에는 참으로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여기서 만족해야 해'라며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아도, 품 안에서 어리무던 아이의 지난 추억들이 찰나처럼 스쳐 지나가며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져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다. 하지만 그 서운함과 아쉬움의 눈물조차 자식의 새로운 출발을 바라는 간절한 축복으로 바뀐다.


생각이 거기에 다다르자, 자연스레 내 품에 있는 나의 작은 아기, 포포가 떠올랐다.


이제 겨우 20개월. 아직은 내 품이 세상의 전부인 양 폭 안겨오는 어리디어린 나의 아이.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잠든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세상 모든 근심이 녹아내리는 나의 소중한 포포. 까마득하게 먼 훗날의 일이지만, 언젠가 포포 역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향해 걸어가게 될 것이다.


그날이 오면 나 역시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고 지나간 추억들이 환등기처럼 스쳐 지나가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흘릴 눈물만큼 포포는 꼭 행복해야 한다고, 너의 새로운 우주에서 마음껏 빛나라고 기꺼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 노래의 마지막 구절처럼, 나 또한 포포의 삶 뒤편에 언제나 변함없는 언덕으로 남아있고 싶다.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떠난 게 후회될 때 언제라도 나의 품에 돌아와도 돼.’


세상이 조금 차갑고 힘겨울 때, 언제든 돌아와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는 영원한 고향 같은 부모가 되어주는 것. 그 든든한 믿음이 있기에 아이는 주저함 없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날아오를 수 있으리라.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유난히 포포가 그리워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달려와 안길 20개월의 포포를 온 마음을 다해 꽉 안아주어야겠다. 먼 훗날 기꺼이 축복하며 보내주기 위해서라도, 지금 내 품에 있는 이 다정한 순간들을 1초도 놓치지 않고 눈과 마음에 꾹꾹 담아두어야겠다.

사랑해, 포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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