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를 관통하는 가장 큰 힘은 '공감'이다.
특히 시즌 3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나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
그 성숙한 해답을 보여주며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시즌 3의 순록과 유미의 관계가 유독 깊은 위안으로 다가온 이유는, 두 사람이 서로의 '고유한 세계'를 대하는 방식 때문이다. 철저한 집돌이로서 자신만의 성(城)을 소중히 여기는 순록과, 글을 쓰는 작가로서 내면의 몰입이 필요한 유미. 두 사람은 무작정 상대의 공간에 침범하기보다, 서로가 가진 세계의 경계선을 먼저 인정해 준다.
특히 작가와 편집자라는 공적인 관계에서 시작된 이들의 유대감은 더욱 특별하다. 편집자로서 유미의 문장을 귀하게 여기는 순록의 태도는, 단순히 연인으로서의 애정을 넘어 유미의 '자아' 그 자체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당신의 세계를 응원합니다"라는 묵직한 신뢰는, 사랑을 위해 나를 깎아내거나 변화시켜야 했던 지난날의 고단함을 씻어내 주는 최고의 위로가 된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은 나의 사소한 고민이나 유치한 질투조차
'나를 지키기 위한 세포들의 고군분투'로 치환해준다는 점이다.
잠 못 이루는 밤의 잡생각은 '불안 세포'의 과잉 충성이고, 욱하는 마음은 '출출 세포'나 '감성 세포'의 작은 반란일 뿐이다. 내 안의 소음들을 '문제'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세포들의 흔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자바카라은 멈추고 스스로가 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워진다.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내 안의 세포들이 나를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구나"라는 깨달음은 그 어떤 조언보다 강력한 위안이 된다.
드라마의 끝에서 유미가 마주한 진실은 명확하다. 남자 주인공은 바뀔 수 있고, 커리어는 굴곡이 있을지언정 유미의 '게시판' 주인은 영원히 유미 자신이라는 점이다.
리뷰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혹시 오늘 하루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면, 잠들기 전 내 안의 세포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보자. 당신이 눈물 흘릴 때 같이 울고, 당신이 기쁠 때 축제를 여는 수조 개의 세포는 언제나,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당신 편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마을을 다스리는 왕이며, 그 자체로 충분히 잘해나가고 있다.
유미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결국 나만의 행복한 엔딩을 찾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