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나의 일과 내일을 다시 사랑하는 법
오래된 서랍 속에서 잊고 있던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박정운의 <내일이 찾아오면>을 듣다가 문득 가사 속 '내일'이 '내 일(My Job)'로 들리기 시작한 순간, 익숙했던 멜로디는 마법처럼 생동감 넘치는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사랑 노래인 줄만 알았던 이 곡이, 어쩌면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묵묵히 걸어온 나의 커리어를 향한 가장 다정한 응원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시간 속에 나의 꿈들이
하나둘씩 기억 속에 되살아나고 새로운 부푼 희망 속에 가슴은 설레이네”
지난 10년, 홍보와 기획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문장을 짓고 보도자료를 다듬었다. 때로는 마감 기한에 쫓겨 영혼 없이 자판을 두드리던 날도 있었고, 내가 쓴 글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공허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일상에 치여 '나의 꿈'이라는 단어가 낯설어질 때쯤, 기록하고 쓰는 즐거움을 다시 발견했다. 가사처럼 잃어버렸던 조각들이 하나둘 되살아나고, 출근길 차량 내 스피커 너머로 들리는 이 구절은 마치 "네가 쏟아부은 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어"라고 다독여주는 것만 같다.
“너의 고운 두 손 가득히 나의 꿈을 담아주고서
이대로의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고”
내가 정성껏 빚어낸 기획안과 문장들을 세상이라는 '고운 두 손'에 가득 담아 건네는 상상을 해본다. 그 결과물이 누군가에게 닿아 공감을 얻고 반짝이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내 일의 진정한 얼굴을 마주한다. "이대로의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은 연인을 향한 세레나데가 아니라, 고단하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결국 이 일을 놓지 않고 지켜온 나 자신, 그리고 나의 직업적 자아를 향한 진심 어린 긍정이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치열하면 치열한 대로 지금의 내 일은 충분히 사랑스럽다.
“행복이란 멀게만 느껴지지만 우리 마음속에 있는걸
마주 보면 눈 속에 있어”
우리는 늘 거창한 성공이나 대단한 성취 뒤에 행복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행복은 사실 매일 아침 노트북을 켜고 나만의 정갈한 문장을 쌓아가는 사소한 일상 속에 이미 깃들어 있었다. 모니터를 응시하는 나의 눈동자 속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반짝이는 그 찰나의 열정 속에 행복은 늘 존재해 왔다.
“저기 멀리 보일 것 같은 우리만의 희망 찾아서
사랑스런 너의 꿈속에 언제나 달려가리”
내일 아침, 다시 '나의 일'이 찾아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문을 열 것이다. 가끔은 모래바람 같은 고단함이 앞을 가리고 이름 모를 물새들의 날갯짓 소리처럼 소란스러운 날도 있겠지만, 눈부신 여름 바닷가처럼 밝아올 나의 아침을 믿는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쓰는 글 속에, 내가 기획하는 오늘 속에, 그리고 언제나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 나의 마음속에 있다. 나아가 이 모든 '내 일'을 가능하게 하는 나의 소중한 일상들—아이의 웃음소리, 이웃과 나누는 온기, 일기를 쓰며 정리하는 밤의 고요함—까지도 이제는 진심으로 애정한다.
내일(Tomorrow)이 찾아오면, 아니 '나의 일(My Job)'과 '나의 일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오늘도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그 꿈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