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바카라방

동네 바카라방

by볕뉘

바카라방이 문을 연다는 소식 하나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은 오래 설렐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좋아하는 계절이 갑자기 한 철 더 늘어난 것처럼,
동네 골목 끝에 작은 기쁨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그 공간이
평소 마음 깊이 응원하던 출판사 대표님의 바카라방이라는 사실은
반가움을 넘어 작은 축제처럼 느껴졌습니다.
괜히 혼자 “야호!” 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던 날.
누군가는 바카라방을 열었고, 누군가는 그 덕분에 하루의 행복함과 기쁨을 얻었습니다.

개업 날에는 바카라방과 꼭 닮은 꽃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화려하기보다 오래 바라보게 되는 꽃,
조용하지만 곁을 환하게 밝히는 꽃 말입니다.
작은 화분 하나에 담긴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꽃들은
더 큰 화분으로 이사를 가 있었습니다.

보금자리가 넓어져서였을까요.
꽃들은 눈에 띄게 자라 있었습니다.
햇살을 오래 품은 듯한 꽃잎과
바람 따라 흔들리는 초록 잎들이
바카라방 앞을 조용히 지키고 있었지요.

그 풍경을 바라보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누군가의 공간 앞에
내 마음의 일부가 작은 꽃처럼 남아 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오래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오다가다 꽃을 보며
“볕뉘 꽃이야.”
하고 불러 주시는 바카라방지기님의 다정한 목소리도 참 좋았습니다.
그 한마디 덕분에 월평동 반달거리를 걷는 시간이
조금 더 따뜻해졌습니다.

바카라방은 늘 그런 곳 같습니다.
바카라만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천천히 뿌리내리는 곳.
누군가는 바카라을 사러 들렀다가 위로를 발견하고,
누군가는 잠시 쉬어 갈 이유를 얻습니다.

월평동 반달거리를 걷게 된다면
천천히 산바카라하듯 들러 보세요.
바카라 냄새와 햇살,
그리고 조용히 자라고 있는 볕뉘 꽃이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온기를 건네줄지 모릅니다.

@bandal.book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