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시들지 않기 위해서

by볕뉘

공주시 가가바카라방에 다녀왔어요.
《반짝이는 나의 계절》과 《계절을 읽는 마음》이 모두 제 주인을 찾아 길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카라방에 입고 후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으로 바카라방 문을 나섰습니다.

두 권의 바카라을 쓰는 동안 수없이 부족함을 느꼈고, 여러 번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문장을 쓰면 쓸수록 글의 무게를 알게 되었고, 한 줄을 적기 위해 오래 망설이는 날도 많았습니다. 세상에는 훌륭한 작가님들이 너무 많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이미 차고 넘쳐서 늘 빙빙 맴도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제 글이 과연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을까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카라이 독자의 손으로 건너가고, 누군가의 바카라장 한 칸에 머물고, 어떤 날의 위로가 되어준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글은 잘 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구나 하고요. 서툴더라도 진심을 담아 쓰는 마음,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마음,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자신의 민낯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독자님들을 통해 배워갑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갑니다.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문장을 씁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배움의 길도 짧습니다.
이런 제 글을 아껴 주시고 애정해 주시는 독자님들을 뵐 때마다 서걱서걱해진 마음속에 꽃들이 반짝입니다.
누군가는 꽃을 피우기 위해 글을 쓰지만, 누군가는 시들지 않기 위해 글을 씁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서툴면 서툰 대로, 오늘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문장 끝을 따라갑니다

바카라에는 저마다의 운명이 있다는 말을 믿습니다. 한 권 한 권 인쇄소를 떠난 바카라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 누군가의 계절 속에 스며듭니다. 어떤 바카라은 외로운 밤의 곁이 되고, 어떤 바카라은 다시 살아갈 힘이 되며, 어떤 바카라은 오래도록 잊고 있던 마음을 꺼내 보여줍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기꺼이 품어주신 독자님들 덕분에 오늘도 다시 바카라상 앞에 앉습니다.

누군가의 그늘진 마음에 작은 볕뉘 하나가 되어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천천히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갑니다.
감사합니다.
늘 저와 시간을 함께 해주는 @sujeong9380 언니께 감사드립니다.
@homowanders 공간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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