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없지만 사람에게 있는 것

눈물

by볕뉘

AI에게는 없고 사람에게만 있는 것

요즘 많은 분들이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저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도움을 받습니다. 복잡한 질문을 던지면 순식간에 답이 돌아오고, 흐트러진 생각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문장으로 돌아올 때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세상이 참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실감도 함께 밀려옵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AI에게는 없고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온기, 체온, 실수, 후회. 그런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뜻밖에도 눈물이었습니다.

사람은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눈물로 흘려보냅니다. 기쁨이 너무 커서 언어가 버텨내지 못할 때, 슬픔이 너무 깊어서 목소리가 먼저 무너질 때, 눈물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미안함이 가슴 가득 차오를 때도,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얼굴을 마침내 마주했을 때도 눈물은 소리 없이 흘러내립니다. 졸업식 날 부른 노래 한 소절에 갑자기 울컥해 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그 눈물이 무엇을 향한 것인지 스스로도 설명하기 어려웠던 그 순간. 바로 그런 것입니다.


눈물은 단순한 물방울이 아닙니다. 마음이 더 이상 안에만 머물지 못하고 밖으로 흘러나오는 길입니다. 어쩌면 영혼이 잠시 얼굴을 빌려 세상과 인사하는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쌓아온 기쁨과 상처, 사랑과 이별, 후회와 감사가 한꺼번에 고여 넘치는 것이 눈물이라면, 그것은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잠깐 얼굴 위로 올라오는 일이기도 합니다.


AI는 사람의 언어를 놀랍도록 닮아갑니다. 때로는 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더 빠르고, 더 유려하게 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언어를 배워도 울며 살아낸 시간까지 흉내 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새벽 세 시에 혼자 이불을 끌어안고 흘린 눈물, 아무도 없는 병원 복도에서 참지 못한 눈물, 오랫동안 기다리던 소식을 들은 날의 눈물. 그 눈물들은 데이터가 아닙니다.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평생 울면서 자랍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울음으로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 처음 걷다 넘어질 때, 처음 이별을 배울 때, 처음 부모님의 연세가 드셨다는 걸 실감할 때, 눈물과 함께 한 뼘씩 어른이 됩니다. 눈물은 나약함이 아니라 충분히 살아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삶에 아직 진심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징표입니다.


결국 인간은 눈물로 자신의 삶을 증명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를 업적이나 숫자로 따지기 전에, 얼마나 울었는지를, 무엇 때문에 울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 더 솔직한 삶의 기록일 수 있습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끝내 흉내 낼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저는 그것이 살아있기에 흐르는 그 눈물 한 방울이라고 생각합니다.


눈물이 많은 친구를 압니다. 이 친구의 삶이 안온함을 유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