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안에 두는 사람
“여기 가보고 싶어요.” 저녁 무렵, 사진 한 장이 왔다.
골목 안쪽의 작은 고깃집. 나도 몇 달 전 저장해 둔 곳이었다 “저도요. 언제 한 번 가요.” 거기까지 쓰고 손을 멈췄다. ‘언제 한 번.’ 말할 때는 늘 진심인데 날짜까지 생기는 일은 드물었다. 이번 주는 바쁘고, 다음 주는 이미 약속이 있고, 그다음 주쯤이면 조금 여유가 생기겠지. 그렇게 보고 싶은 사람은 늘었는데 여유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달력을 열었다. 회의. 마감. 운동. 병원. 다들 아주 야무지게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하나쯤 자리 좀 비켜줄래? 달력은 조용했다. 마음에는 오래 있었는데, 일정에는 주소가 없었다. 음. 보고 싶다면서 날짜는 한 번도 묻지 않았네. 그날은 답장보다 달력을 먼저 열었다. “다음 주 목요일 일곱 시 반은 어때요?” 답은 금방 왔다. “좋아요.” 약속을 잡는 데는 두 문장이면 충분했다. 바쁜 건 그대로였는데 목요일 일곱 시 반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생겼다. 마음에만 있던 사람에게 처음으로 생활 속 주소가 생겼다. 괜히 기분이 좋아져 식당 메뉴까지 미리 봤다. 음. 이건 먹어야겠다.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피식.
Light, Keep G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