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예약 01 | 할 일보다 먼저, 기대할 장면을 예약하는 일
일요일 20:47
휴대폰 달력을 열자 월요일 칸은 이미 빽빽했다.
08:00 회의
10:30 자료 전달
14:00 미뤄둔 연락
16:00 수정본 확인
해야 할 일은 네 개였고, 기대할 일은 하나도 없었다.
맨 아래 빈칸을 눌렀다.
18:10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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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15:42
노트북 화면에는 끝내지 못한 표 하나가 남아 있었다.
내일 오전에 해도 됐지만 익숙한 생각이 먼저 나왔다.
오늘 운동은 다음으로 미룰까. 바카라상 아래에는 아침부터 들고 온 운동 가방이 있었다. 집에 한 번 들르면 소파가 이길 걸 알아서 챙겨 온 가방이었다. 업무 일정에는 모두 정확한 시간이 적혀 있었다. 내 일정에만 늘 ‘가능하면’이 붙어 있었다. 그날은 ‘가능하면’을 지웠다. 노트북을 닫고 가방을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나오자 달력 속 18:10은 더 이상 계획이 아니었다. 완료. 시간이 남아서 생긴 한 시간이 아니었다. 시간이 남지 않을 걸 알고 먼저 가져온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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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요일 20:39
달력을 다시 열었다. 이번에는 해야 할 일을 훑기 전에 월요일 저녁부터 눌렀다. 이번 주의 예약은 영화. F1은 다음에. 이번에는 분노의 질주. 월요일에는 가끔 정교함보다 속도가 필요하니까. 연휴 고속도로에서 못 달린 만큼 대신 시원하게 달려주세요. 저는 얌전히 군밤이나 까먹을게요. 아마도요. 월요일 20:10. 상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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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는 있지만, 생활에는 없었던 것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