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오래 본 사람에게도 업데이트는 필요하다

과거의 데이터

by윤슬살롱

오랜만에 사수를 만났다.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울던 거 기억 안 나?” “잠깐.” 수많은 퇴근길 중에 하필 그걸. “그 얘기는 서로 안 하기로 하지 않았어요?” “언제?” “방금.” 피식. “사람에게도 잊힐 권리가 있어요.” “그걸 어떻게 잊어.”정말 그런 건 좀 잊어주지. 아. 오래 본 사람 앞에서는 이럴 때 조금 불리하다. 내가 가장 서툴던 시절을 너무 많이 알고 있으니까.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도 요즘의 저는 꽤 괜찮거든요.” 사수가 나를 한 번 봤다. “그건 조금 더 봐야 알겠는데.” 잠깐 눈을 마주쳤다. “그럼 다음에 직접 확인하시든가요.” “그래.” …… 너무 빨랐다. 이번에는 내가 웃었다. “대답은 좀 고민하는 척해도 되는데.” “왜?” “제가 조금 민망하잖아요.” “직접 확인하라며.” 아. 말은 잘하네. 피식. 오래 봤다는 건 나를 다 안다는 뜻이 아니라, 이전 버전을 많이 안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최신 버전은, 다음에. 아마 연말쯤엔 또 이 얘기하고 있겠지.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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