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그리는 52일'
최근 나를 힘들게 한 감정을 색과 형태로 그린다면?
그 감정을 느꼈던 구체적인 상황을 먼저 한두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그다음 그 감정에 색과 모양을 붙여보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감정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는지 살펴보세요.
끝을 알 수 없는 산을 오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너무 많이 올라와 버려서 내려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상까지 올라간다고 해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상 너머에는 끝없는 낭떠러지가 펼쳐져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저 기를 쓰며 오르고 있는 내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애써 올라가서 무엇을 만나게 될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이 더욱 암울했다.
빠르게 오를 힘도, 그렇다고 뒷걸음질 칠 용기도 없었다. 그저 엉금엉금, 간신히 몸을 끌어 올리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내 마음을 색과 모양으로 표현한다면 뾰족한 삼각형에 가까울 것 같다. 날카로운 꼭짓점이 어딘가를 향해 솟아 있고, 그 안에는 막막함과 불안이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삼각형을 감싸는 또 다른 모양이 있다. 가슴 어딘가에서 여러 가지 색이 피어오르더니 나를 보호하듯 둥근 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처음에는 작고 희미했던 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 안의 색들도 서서히 밝아지는 중이다.
산을 오르는 일이 갑자기 쉬워진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알게 된 것도 아니다. 여전히 막막하고, 때로는 주저앉고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내 안에서 피어나는 색들이 나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어쩌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더 빨리 오르는 일도, 반드시 정상에 도착하는 일도 아닐지 모른다. 잠시 숨을 고르고, 지금의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마음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꾸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산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나를 감싸는 원은 조금씩 커지고, 그 안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오늘은 그 변화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보려 한다.
나를 감싸던 색들이 나의 다양한 경험과 실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실패와 아픈 상처들이 얽히고 설켜 나를 보호 해주는것 같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든든한 아군을 알아챈것처럼 든든하다.
여러분은 요즘 감정이 어땠나요? 그 감정들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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