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라 예찬

노란 시럽의 구원, 나를 무장 해제시키는 달콤한 사치

by아까그놈

아바라(아이스 바닐라 라떼)는 '생존'을 넘어선 '위로'의 음료다.


아메리카노가 정신을 차리기 위한 채찍이라면, 아바라는 지친 영혼을 감싸 안아주는 포근한 담요와 같다.


컵 밑바닥에 진하게 깔린 노란 바닐라 시럽을 보고 있으면, 왠지 오늘 하루의 쓴맛 정도는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긴다.


아바라를 받으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아름다운 층(Layer)이다. 하얀 우유 위에 에스프레소가 갈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번져 있고, 그 아래에는 묵직한 바닐라 시럽이 고요하게 침전해 있다.


이 층을 빨대로 휘휘 저어 섞는 과정은 일종의 심리적 예식이다. 엉켜있던 고민들을 우유의 고소함과 시럽의 달콤함 속에 골고루 버무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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