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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라리가는 왜 레알과 바르샤만?

[프리미어리그, 같이 봅시다!] 1부. 유럽 리그

by민현우

프리미어리그와 라리가의 차이


프리미어리그는 치열합니다. 2000년대 초반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양강에 첼시와 리버풀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2010년대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가세했습니다. 2016년에는 레스터 시티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팀이 나오기도 했지요. 2004-0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리버풀, 그리고 아스널까지 모두 여섯 팀입니다.


이에 반해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리그 내 다른 팀들과의 경쟁에서 조금 비켜나 있는 모습입니다. 같은 기간 라리가의 우승팀은 레알과 바르사,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단 세 팀뿐입니다. 그마저도 아틀레티코의 우승은 두 번에 불과하고, 나머지 스무 번의 우승은 모두 레알과 바르사의 몫이었습니다. 아틀레티코가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내기도 했지만,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라리가의 챔피언은 레알 또는 바르사입니다. 지난 시즌 우승팀도 바르사였습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각각 카스티야와 카탈루냐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팀이고,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에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라리가의 양강 체제가 스페인 리그의 독특한 중계권료 정바카라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료


프리미어리그는 중계권 협상을 리그 사무국에서 일괄 진행합니다. 영국 국내 중계권료의 절반은 20개 팀이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절반은 TV 생중계 횟수와 시즌 최종 순위에 따라 배분합니다. 해외 중계권료는 모든 팀이 똑같이 나눕니다. 순위가 높고 인기가 많은 팀이 조금 더 받기는 하지만, 우승팀과 최하위 팀에 지급되는 중계권료 자체는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강등된 팀에 대한 배려도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 팀은 이후 최대 세 시즌 동안 '낙하산 지원금'을 받습니다. 갑자기 줄어든 수입 때문에 구단이 무너지는 걸 막고, 다시 승격을 노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다 보니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 팀들도 상당한 중계권 수입을 바탕으로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강등권 팀이지만 이적 시장에서 수백억 원을 쓰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상위권 팀들도 매 경기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하위권 팀들도 항상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곳이 바로 프리미어리그입니다.




라리가의 중계권료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라리가는 2015년까지 각 팀이 중계권을 개별적으로 협상했습니다. 즉, 중계 수요가 많은 레알과 바르사가 높은 중계권료를 챙기는 반면, 하위권 팀들은 레알이나 바르사를 상대하지 않는 이상 중계권 수입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레알과 바르사, 두 팀이 라리가 전체 중계권 수입의 절반가량을 가져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팀들은 선수 영입 자금도 부족하고, 경기장을 확장하기에도 재정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좋은 선수를 키워내도 결국 레알이나 바르사, 혹은 유럽의 다른 리그에 매각해 재정을 유지해야 했지요. 재정적 격차는 해가 갈수록 벌어졌습니다. 2013-14시즌의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중계 수입이 가장 많은 팀과 가장 적은 팀의 차이는 1.6배였지만, 라리가는 7배가 넘었습니다.


결국 2015년 스페인 정부가 직접 나서 중계권을 리그가 공동 판매하도록 법을 만들게 됩니다. 이 조치에 따라 지금 라리가는 중계권료의 절반을 모든 팀이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를 최근 성적과 관중 수 등에 따라 배분합니다. 덕분에 격차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레알과 바르사가 가장 많은 몫을 가져가고, 최하위권 팀과의 차이 역시 3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리


라리가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거의 모든 우승을 나눠 가졌습니다. 같은 기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여섯 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리그가 중계권을 일괄 판매하고, 수입의 상당 부분을 모든 팀에 고르게 나누고 있습니다. 강등된 팀에도 낙하산 지원금을 지급하고, 이로 인해 하위권 팀들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등된 팀들은 빠르게 재건을 노릴 수 있습니다.


라리가는 2015년까지 팀별로 중계권을 협상했고, 이 과정에서 레알과 바르사가 수입의 절반가량을 가져가며 양강 체제가 굳어졌습니다. 이후 리그 차원의 공동 판매로 바뀌어 격차는 줄었지만, 여전히 차이는 큰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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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와 서울을 거쳐, 지금은 런던에서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프로덕트에 대해 생각하는 일을 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찾아 글로 옮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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