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는 마음

by구시안

밀물은 바다의 오래된 기억이라 해안선은 밤마다 깊고 무거워진다.

가까워지기 위하여 비밀처럼 밟아온 모래알들, 발등을 적시고 흩어지는 파도 사이로 끝내 건너지 못한 이름이 고인다.


품을 열어 허락하는 순간마다 가장 먼 곳으로 밀려나는 것들이 있다.

지구가 스스로의 축을 비틀어 낮과 밤을 영원히 빗겨 세우듯, 밀어냄은 단절이 아니라 빛이 통과하도록 허락하는 가장 서늘한 비워둠.


껴안음의 온기보다 차마 붙잡지 못해 벌어진 틈새, 밀어내고도 가슴에 남은 그 묵직한 중력만이 바닥을 채운다. 돌아선 등 뒤로 차가운 바람이 길을 닦고, 홀로 남은 만조의 입구에서 모든 거리가 아득해진다.


사람 하나 들어왔다 나간 자리는 바람이 들어차도 메워지지 않는다.

지평선이 해를 마지못해 안았다가 끝내 기슭 아래로 떨어뜨리듯, 내 가슴을 넓혀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일도 결국 먼 궤도로 돌려보내기 위한 진통이었는지.


더 가까이 둘수록 가장 아픈 각도로 부딪히는 까닭에, 품에 품은 체온이 너무 뜨거워 스스로의 피부를 태우는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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