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풍미 그것이 최고다
나는 커피에 설탕을 타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 동안 고통과 결핍의 잔에 인위적인 감미료를 타는 법을 배워왔다. 시린 상처 위에는 즉각적인 위로의 매혹을 바르고, 씁쓸한 실패의 순간에는 서둘러 달콤한 변명과 타협을 섞어 마시며 견뎌왔다. 그러나 그렇게 가공된 단맛은 목을 넘기는 순간엔 잠시 위안을 주지만, 결국 입안에 끈적한 갈증과 허무만을 남길 뿐이다. 진짜 삶의 맛은 그 불순물이 모두 걷힌 자리, 오롯이 본질만이 남은 날것의 쓴맛 속에 숨어 있다.
사각형의 각잡힌 설탕들이 담긴 그릇을 잠시 바라본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에스프레소나 진한 드립 커피를 입술에 댈 때, 혀끝을 파고드는 첫인상은 언제나 묵직한 씁쓸함이다. 그 쌉싸래함은 세상의 부조리함과 타협하지 않은 생의 원형을 닮았다. 설탕을 넣지 않은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혀끝을 스치는 쓴 통증을 고스란히 통과해 그 뒤편에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짙고 깊은 향을 기꺼이 마주하겠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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