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 사교육의 문턱에서 숫자에 속는 부모들.
상위 1퍼센트라는 놀라운 지능검사 결과를 받아 들고 찾아오시는 부모님들을 종종 뵙게 됩니다.
지능 상위 % 내의 화려한 숫자가 적힌 결과지를 건네는 어머니의 표정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과 동시에 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지요.
사교육의 문턱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빠지는 함정이 바로 이 숫자의 마법입니다.
부모님들은 이 종이 한 장으로 내 아이가 특별한 1퍼센트 영재로 태어났다고 굳게 믿지만 유독 치열한 사교육 현장 일대에서 이 상위 1퍼센트라는 타이틀이 자주 눈에 띄는 데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지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위 1퍼센트의 결과지 중 상당수는 통계의 착시와 부모의 간절함이 만들어낸 합작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능검사의 여러 세부 지표 중 유독 높게 나온 단 하나의 영역을 두고 아이의 전체 지능이 상위 1퍼센트라고 확대 해석하거나 교육 기관의 상담 과정에서 부모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아이의 특정한 강점을 영재성으로 한껏 포장하여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은 부풀려진 이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밥투정을 하고 장난감을 치우지 않아 혼이 나거나,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며 흐뭇함을 주던 평범한 아이가 하루아침에 대단한 미래를 짊어질 천재로 격상됩니다. 그리고 그 시선의 변화는 곧바로 아이의 빽빽한 사교육 스케줄로 이어집니다.
강남의 치열한 교육 현장에서는 상위 1퍼센트라는 꼬리표를 단 아이들이 가장 진도가 빠른 사고력 수학 학원이나 레벨이 높은 영어학원으로 속속 모여듭니다.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는 머리가 좋으니까 이 정도는 거뜬히 해낼 거야라고 굳게 믿으며 아이의 한계를 쉽게 단정 짓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무섭게 아이를 밀어붙입니다.
사교육의 문턱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단 하나의 화려한 숫자에 속아 아이의 모든 능력이 상위 1퍼센트일 것이라고 맹신해 버리는 것입니다.
지능 지수라는 숫자는 결코 아이의 전체적인 능력을 대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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