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구축아파트 인테리어 경험담 - 1. 인테리어 업체 선정
인테리어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인테리어 업체에서 고객은 절대 갑이 아니다. 이건 인테리어에서 뿐만 아니라 부동산 업계, 아니 정보가 투명하게 오픈되지 않는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많이 알고 경험이 있는 자, 그러면서도 돈이 많은 자가 갑이 되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처럼 가성비 인테리어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저절로 돈을 내면서도 을이 될 수밖에 없으며, 좋은 사장님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결과를 뽑기 위해서 좋은 인테리어 업체를 찾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의 경우 이번이 생애 첫 인테리어였다. 매수 자체도 급하게 진행된 데다가 협상도 필요했고, 매도건도 있는터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인테리어 자체도 할지 말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다. 자재도 알아봐야 했으니 견적을 받은 뒤 업체 선정까지 2주라는 짧은 시간으로 굉장히 타이트하게 진행됐다. 당연히 급하게 알아봤고, 당시 매수건도 많다 보니 인기가 많고 괜찮은 업체는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건 말 안 해도 아실 거다. 그리고 촉박한 일정을 맞출 수 있는 업체는.. 한번쯤 평판이 안 좋은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인테리어 업체 특성상 정확하게 시스템 화 된 곳이 많지 않은 것이 실상이다. 아마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정확하게 주는 업체는 비용이 싸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밑단의 업체들 중에서 고르다 보면 그나마 견적서를 내주는 곳을 찾을 수가 있는데, 그 마저도 다음과 같은 장단점을 보인다.
A. 견적서를 대충 주는 경우 :
- 장점 : 일정 부분은 융통성 있게 고쳐주거나 서비스를 주기도 한다. (특히 소개받은 경우)
- 단점 : 견적서에 없는 세부사항에 대해 비용 청구가 발생될 수 있다.
B. 견적서를 세밀하게 주는 경우 :
- 장점 : 정확하게 요구사항을 적용시킬 수 있고 추가금이 생길 여지가 적다.
- 단점 : 정확한 만큼 견적서에 없는 내용은 추가 청구된다.
여기서 A급 업체가 아닌 이상 문제가 생기는 것이, 인테리어에 대해 초짜인 경우 놓치고 가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부분을 사장님이 챙겨주지 않는다. 그래서 공사 도중에 ‘~부분도 하시려면 XX비용을 더 내셔야 해요.’ 라며 계속된 추가 청구가 발생될 수 있다. (내가 그랬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꼼꼼하게 견적서를 챙겨주는 업체가 계약금 등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꼼꼼히 챙길 여지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세밀한 업체를 선택해 보자.
이미 상담을 받아보면 대화가 잘 통하는지 1차적으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실제 업체 사장님과 현장 소장님이 다른 경우가 있어서 이 부분도 한번 체크하고 넘어가는 게 좋다. 상담 때 잘 맞았던 사장님이 현장 담당이 아니라 소장님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면 상담때와 다른 인테리어 부분에 대해서도 논쟁의 소지가 있고 여러모로 복잡해진다. 소통적인 부분에서 나의 경우 젊은 사장님들이 소통하기가 편했다. 나의 니즈도 잘 읽었고 과하게 추가 청구하는 것들도 적었다. 때로 구력이 많은 사장님들 중에 젊은 고객에게 ‘내가 더 잘 알아’라는 식으로 응대하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물론, 모든 사장님이 그런 것은 아니니 일반화는 주의해야 한다.)
SNS와 사무실 이박자를 잘 유지하면서, 우리 단지 시공 경험도 올라와 있는지 체크해라. 단지마다 다른 특성들이 있기 때문에 특히 구축 시공의 경우 이해도가 중요하고, 또 사진들을 보면서 대충 어떤 스타일로 인테리어 하는 지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실내건축 면허도 있으면 좋은데 있는 경우가 잘 없긴 하다.)
사장님이 직접 대부분의 시공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단가가 싸다. 싸다고 무작정 진행하면 안 된다. 작업자를 쓰는 건 다 이유가 있다. 퀄리티가 떨어지기 마련이니 이럴 때는 중윗값을 내면서 작업자를 부르는 업체를 사용하는 게 낫다.
- 인테리어언니 백예진 채널의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인테리어 사기 유형 | 인테리어 사기 안 당하는 방법’ 영상을 꼭 보셔라!
- 현재 시공하는 단지가 있으면 미리 보여달라고 요청하라. 마감을 꼼꼼히 하시는지, 어떤 스타일로 하시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상담 전과 후에 이야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서 사장님께서 동의를 구하고 녹음하는 것도 좋다.
- 업체는 최소 5~10개는 받아보자. (나도 8군데는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