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는 나를 찾아냈다.
비는 마침내 그쳤다.
호텔 창밖의 방콕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앉아 있었고,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짐을 싸야 했다.
짐을 다 싸고 난 뒤, 나는 마카롱을 먹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머릿속에 그의 이름이 떠올랐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헤어지기 직전, 그는 내게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그는 누구지?’
나는 구글에 그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마 내가 이름을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왜 이렇게 신경 쓰고 있는 거지?’
‘아마 다른 사람일 거야.’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국제 뉴스를 보는 습관이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폰 앱으로 뉴스를 확인하는 것이 하루를 시작하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나는 별생각 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 엔터테인먼트 섹션에서 어젯밤 행사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기사를 열었다.
‘드라마 배우.’
나는 눈을 깜빡였다.
“어…?”
나는 그의 드라마 포스터 중 하나를 눌러보았다.
그는 또 다른 잘생긴 남자와 나란히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연기하고 있었다.
‘아… 그래서 그렇게 편안했던 건가?’
‘실제로도 남자를 좋아하는 걸까?’
어젯밤 그의 주변에 있던 여자들이 떠올랐다.
그를 보며 환호하던 모습까지.
나는 피식 웃었다.
‘정말 이상하네.’
나는 침대 헤드보드에 몸을 기대고 다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니까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가 BL 시리즈였던 거구나.’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나에게 마카롱을 건네는 게 편했던 거야.’
이제야 모든 게 이해되는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는 곧 돌아가니까.’
‘뭐, 어쨌든 그 마카롱은 정말 맛있었어.’
나는 앱을 닫았다.
그리고 여행 가방을 들고 방을 나섰다.
몇 시간 후, 나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내 주변을 바쁘게 오갔고, 터미널 곳곳에서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방콕이 조금씩 내 뒤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정말 아름다운 여행이었어.”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새로운 알림 하나가 와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고 했다.
그런데 알림에 표시된 이름을 보는 순간,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팬 계정이었다.
누군가 어젯밤 행사 사진을 여러 장 올려놓은 모양이었다.
나는 사진들을 천천히 넘겨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이 멈췄다.
한 장의 사진 속에는 잘생긴 배우 네 명이 함께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마카롱 가게 근처에 서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나까지 사진 속에 찍혀 있었다.
그런데 나는 곧 다른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는 카메라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가 보고 있던 곳은…
바로 나였다.
‘그럼… 내 착각이 아니었던 거야.’
‘정말 나를 보고 있었던 거야.’
나는 사진을 확대했다.
그리고 사진 아래에 달린 댓글 하나를 발견했다.
“배경에 있는 여자는 누구예요? 저 배우 계속 저 여자 보고 있던데!”
곧 다른 댓글도 달렸다.
“혹시 그가 아는 사람 아닐까?”
댓글을 본 순간, 나는 괜히 나를 변호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도 그 팬 페이지의 게시물에 답글을 남겼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그냥 관광객처럼 보여요.
댓글을 남기자마자 나는 황급히 게시물을 닫았다.
“세상에…”
‘내 프로필 사진 때문에 누가 나를 알아보면 어떡하지?’
물론 사진 속 내 모습은 흐릿하게 보였다.
나는 결국 나 자신을 보며 작게 웃었다.
“내가 왜 이렇게 긴장하는 거야?”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할 거야.”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때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이 시작되었다.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방콕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그저 아름다운 낯선 사람으로 남는 걸지도 몰라.’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집으로 돌아온 뒤, 두 주가 흘렀다.
내 삶은 다시 평범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방콕 여행도 조금씩 하나의 추억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나는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무심하게 스크롤하고 있었다.
그때 피드에 짧은 영상 하나가 나타났다.
나는 그냥 넘기려 했다.
하지만…
그를 보았다.
그가 곧 공개될 새 드라마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나는 볼륨을 높였다.
인터뷰어가 물었다.
“새 드라마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반응이 기쁘신가요?”
그는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어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으세요?”
그 순간,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잘 모르겠어요…”
인터뷰어가 웃으며 다시 물었다.
“정말 모르겠어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자신의 앞에 놓여 있던 마카롱 접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아마… 이제는 알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왜인지 내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영상은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새로운 알림이었다.
이번에는…
팬 계정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다이렉트 메시지였다.
그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나는 화면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손끝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메시지에는 단 다섯 마디만 적혀 있었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어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내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질문만 떠올랐다.
‘그가 어떻게 내가 나라는 걸 알았지?’
‘그는… 어떻게 나를 찾은 거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