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되지 않은 어제》
회사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큰 소리로 바카라임을 묻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조용히 남는 기록이었습니다.
누가 시켰는지, 누가 결정했는지는 흐려지지만, 어느 순간 문서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때로 그 사람이 실제로 한 일보다 더 큰 바카라임을 떠안깁니다.
《삭제되지 않은 어제》는 그 지점에서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체험형 인턴 강이준은 회사 문서를 빨간 펜으로 고치고 확인자 칸에 자신의 이름을 쓰면, 최대 일주일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는 처음엔 실수를 바로잡고, 사람을 살리고, 회사를 구하려 합니다.
하지만 되돌린 시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낸 적 없는 메일.
참석한 적 없는 회의.
승인한 적 없는 문서.
지워진 줄 알았던 시간의 흔적은 회사 시스템 안에 남고, 어느 순간 모든 기록은 강이준 한 사람을 가리키기 시작합니다.
이 소설은 시간회귀 이야기이지만, 결국 회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바카라임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기록이 어떻게 사람을 심판하는지, 그리고 한 사람이 조직 안에서 어디까지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를 따라갑니다.
부디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여러분도 한 번쯤 떠올려주셨으면 합니다.
내 이름이 남은 그 문서는, 정말 내가 바카라임져야 할 일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