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법" · 0화
요즘 AI는 만능 비서입니다. 보고서도 써 주고, 그림도 그려 주고, 퇴근 5분 전에 떨어진 일도 5분 만에 뚝딱 해치웁니다. 서점에 가 보면 이 비서 부리는 법을 알려 주는 바카라이 한 칸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죠. 프롬프트 잘 쓰는 법, 일잘러 되는 법, 부업으로 월 100 버는 법까지.
그런데 막상 써 보면, 이런 생각이 한 번쯤 머리를 스칩니다.
"이거 내 이름으로 내도 되나?"
"회사 자료 넣어도 괜찮을까?"
"AI가 틀리면… 누가 바카라임지지?"
사용법은 검색하면 쏟아집니다. 그런데 '써도 되는지'는 어디에도 시원하게 안 나오죠. 다들 운전은 할 줄 아는데, 신호등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태랄까요.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우리는 AI라는 차를 받자마자 액셀부터 밟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디가 일방통행인지, 어디서 멈춰 서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죠.
그사이 도로에는 표지판이 하나둘 서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우리나라 첫 AI 기본법인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 시행됐습니다. 저작권법은 2026년에만 두 번 옷을 갈아입고, 개인정보 보호법도 쉬지 않고 고쳐지는 중입니다.
문제는 그 표지판이 전부 법률 용어로 쓰여 있다는 겁니다. '고영향 인공지능', '자동화된 결정', '공정이용'. 읽다 보면 운전하다 말고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전을 펼쳐야 할 판입니다.
매 화마다 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마감에 쫓겨 AI를 사용해 보고서를 냈다가 식은땀을 흘린 대리님, 아들 목소리로 걸려 온 전화에 800만 원을 보낸 어머님, 자기 얼굴이 딥페이크에 쓰인 대학원생. 모두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들이 겪는 일은 지금 뉴스 속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다음 그 이야기를 법 조문에 비춰 봅니다. 글 끝에는 근거가 된 법령과 자료를 달아 두겠습니다. "진짜 그런 법이 있어?" 싶을 때 바로 확인해 보실 수 있도록요. 하지만 법이란 계속 바뀌기 때문에 항상 최신법을 찾아보셔야 합니다.
이 연재는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로 분쟁이 생겼다면 변호사나 관련 기관에 꼭 상담하세요. 이 바카라의 목표는 그보다 한 걸음 앞에 있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알게 되는 것, 그리고 혹시 사고가 나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것.
AI를 잘 쓰는 사람은 앞으로 점점 많아질 겁니다. 그런데 오래 안전하게 쓰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지도 모릅니다. 50개의 질문을 하나씩 지나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도 그 드문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액셀을 밟기 전에 브레이크 위치부터. 그게 사용"법"입니다.
자, 이제 시동을 걸어 볼까요? 첫 번째 질문은 아주 익숙한 데서 출발합니다. "AI가 써 준 글, 내 글이라고 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