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판단하는 순간, 우리는 누구를 판단하고 있는가
아내가 거실에 앉아
혼자 훌쩍거리며 영화를 보고 있었다.
나는 방해하고 싶지 않아
어깨너머로 영화 제목만 물어보았다.
《The Unforgivable》
영화 《언포기버블》은 20년간 복역한 뒤 출소한 주인공 루스가 어린 시절 헤어진 동생 케이티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루스를 경찰을 살해한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날의 사건 뒤에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모든 바카라임을 짊어진 언니 루스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렇다고 영화가 루스를 무조건적인 피해자로 만들지는 않는다. 잘못에는 바카라임이 따른다.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과거의 죄가 없었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한 인간의 과거가 그 사람의 전부를 결정할 수 있는가?”
결국 루스와 케이티는 다시 만나게 되고, 영화는 다시 우리에게 질문한다.
“죄와 바카라임을 짊어진 인간에게도, 여전히 변화와 용서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가?”
나는 서재로 돌아와 성경을 펼쳤다. 영화가 남긴 질문을 말씀 앞에 조용히 내려놓았고, 그와 맞닿아 있는 구절들을 찾아 천천히 읽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전날 밤의 여운을 다시 마음에 품고,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깊은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 우리가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수 없다고 스스로 믿어버린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할까?
사람은
무엇으로 판단받는가?
그가 한 일로?
그가 저지른 죄로?
그의 과거로?
영화 속 루스는
20년을 감옥에서 보낸 뒤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감옥의 문은 열렸어도
사람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는다.
그녀에게 붙은 이름은 세 가지.
전과자.
범죄자.
그리고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
사람들은 그녀의 과거를 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과거가 그녀의 이름이 되고,
그 이름이 그녀의 현재가 된다.
한 번의 잘못이
한 사람의 이름이 되고,
그 이름이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아니, 그래도 되는 것일까?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가장 큰 잘못 하나만으로
정의해도 되는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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