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마음을 여는 열쇠일까?

긴자 비어홀의 맥주 한 잔으로 나눈 삶과 사람의 온기

byItz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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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술을 예찬할 때, 그가 말하는 것은 과연 술일까?

어쩌면 술은 그가 끝내 이름 붙이지 않은 어떤 것을 대신 불러온 비유인지도 모른다. 술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닌 듯한데... 그래서일까, 오히려 그의 예찬은 술이 더 생각나게 만든다.



매년 일본에 일이 있어 갈 때면, 가족들을 꼭 데리고 간다. 특히 보배단지 딸에게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여행의 경험을 만들어 주어, 세상을 향한 보다 넓은 시야를 갖기를 원하는 마음 때문이다.


여기서 먼저 밝혀둘 사실은, 나는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마시고 싶을 때 혹은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하는 상황이 오면, 아내와 보배단지에게 미리 허락을 구하고 딱 정해진 양만 마신다. 마시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맥주 한 캔, 칵테일 한 잔, 소주 세 잔, 혹은 와인 한 잔 정도가 전부다. 지인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도 이 원칙은 변함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앙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삶의 기본과 절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쿄에 가면 내게 가장 익숙한 긴자에 숙소를 잡곤 한다. 어느 여름날 아침, 오랜만의 새벽 산바카라을 나섰다가 건물의 분위기가 유난히 남다른 비어홀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전형적인 일본 프랜차이즈 특유의 냄새가 느껴졌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의 시선과 호기심을 붙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무려 9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이어온 ‘삿포로 비어홀’.


바깥에 전시된 다양한 메뉴와 맥주, 그리고 그 안에 고스란히 배어 있는 깊은 역사의 숨결. 거기에 ‘삿포로’라는 이름은 그 해 1월 삿포로에서 마셨던 맥주를 떠올리게 했다.


독일에서 마셨던 그 어떤 맥주보다도 더 시원하고 칼칼했던 삿포로의 느낌. 한 잔의 맥주가 단순한 맛의 기억을 넘어, 두 나라와 다른 계절의 풍경과 기억까지 다시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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