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발달심리학의 ‘적합한 환경 선택(Niche-picking)’ 개념을 일상의 경험에 빗대어 쉽게 설명한 고백적 에세이입니다. 성격으로 인해 고민해 본 적 있는 독자들에게, 이 이야기가 작은 이해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라 말한다. 또 어떤 이들은 ‘성격은 살면서 변해가는 것’이라고도 한다. 도대체 어떤 게 맞는 말일까?
어릴 적, “너는 원래 그런 성격이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한 거부감과 반항심이 일었다. 마치 내 성격이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환경이 너를 그렇게 만든 거야”라는 말에도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그 역시 내 선택은 어디에도 없다는 뜻 같아 어딘지 모르게 부당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의 성격은 그저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그저 환경의 산물일 뿐일까?
다행스럽게도 이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풀어주는 답이 하나 있다. 기질이 특정 환경을 선호하게 만들고, 그 환경에서의 경험이 다시 기질을 강화한다는 ‘순환 구조’다.
이것은 “타고난 대로 산다”도 아니고, “환경이 나를 만들었다”도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내 안의 어떤 성향에 맞는 환경을 끊임없이 ‘골라왔고’,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완성했다는 뜻이다.
우리는 환경에 던져지지 않는다, 환경을 고른다
좋은 예로 어린 시절의 교실을 떠올려보자.
쉬는 시간이 되면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는 아이가 있고, 교실에 남아서 바카라을 읽는 아이가 있다. 학교라는 장소, 같은 쉬는 시간, 같은 친구들이라는 외적 ‘환경’은 둘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졌다. 하지만 두 아이는 그 공간 안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환경은 하나의 거대한 무대처럼 우리에게 주어지지만, 그 무대 위에서 ‘어디에 서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기질의 아이는 자연스럽게 혼자 하는 활동, 소수의 친구, 고요한 공간으로 몸을 움직인다. 반면 자극과 사람을 좋아하는 기질의 아이는 소란스러운 무리 속으로 뛰어든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만 유독 다르게 반응했던 순간, 그때 나는 무엇을 향해 움직였고 무엇으로부터 멀어지려 했는가? 그 작은 움직임이 바로 스스로 만들어낸 첫 번째 순환고리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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