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의 2를 채우다.
첫 번째 헌혈 바늘을 꽂았을 때의 긴장감이 아직 생생한데 어느새 두 번째 헌혈 의자에 앉았다. 누군가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길.
"두 번째 헌혈이시네요."
간호사님의 한마디에 왠지 모를 뿌듯함이 차오른다. 최종 목표는 100회이지만 전혈 헌혈 특성상 8주라는 터울을 두고 기다려야 하기에 우선은 50회 달성을 눈앞의 목표로 삼았다. 내 몸의 피가 누군가의 삶에 뜨거운 온기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만히 주먹을 쥐었다 펴본다. 피를 뽑는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뽑고 나서 안정을 취하는 시간이 20분 정도 소요될 뿐이었다.
헌혈 당일에는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라는 안내에 따라 당일 폴댄스 수업은 미루었다. 하지만 다음 날은 참지 못하고 2시간 동안 셔플댄스를 열심히 뛰었다. 온몸에 땀이 흐르도록 격렬하게 뛰고도 아무렇지 않은 나를 보며 역시 어릴 적 뱀장어를 잡아먹었던 추억과 꾸준히 운동으로 다져온 체력은 어디 가지 않는 모양이다. 내심 스스로가 무척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하루 뒤 스마트폰 앱 '레드커넥트'를 통해 헌혈 검사 결과가 도착했다. 화면 가득 선명하게 켜진 전부 초록색의 정상 신호등. 보안 정바카라상 화면 캡처가 되지 않아 눈으로만 담았다. 나의 몸이 타인을 도울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는 증명서를 받은 기분이다. 문득 내 몸의 정확한 상태가 궁금해져 AI에게 헌혈 피검사 수치 분석을 부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