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팀장은 나보다 한 살 많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 고참이다.
듣기론.. 지금의 온라인 게임에 들어오기전 금융계에 잠시 몸을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스따일.. 남다르다.
늘 반짝반짝 기름칠로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
비비크림으로 뽀샤시한 얼굴.
슬림정장에 와이셔츠~
넥타이.. 그리고 넥타이핀 땋~.
물광낸 구두코.
한마디로 비서 스따일~이다.
행동과 말투도 비서다.
처음보는 사람이면 두손을 앞에 모으고 허리를 깊숙이 굽힌다.
마치 여자처럼..
그리곤 미소띤 얼굴과 하이톤 발사~
"안녕하십니까아~~ ㅇㅇ부서 안ㅇㅇ 입니다아~~'
"무엇을 도와드릴까욤~"
헤어질때면 '좋은하루 되십시요오~'
어찌보면 친절인데,
안팀장의 목소리(그 하이톤)와 다소 여성스러운 행동은
동료들에게 늘 오글거림을 준다.
특히, 내가 놀란 부분은 상관을 모시고 출장 갈 때다.
지금부터 그의 준비사항 렛츠뀨우~
먼저 차가 지저분하면 출장전에 세차 필수.
뒷자석에 생수 2병 샤샥.
소화제 샤샥.
발 축축하지 않게 실내 슬리퍼 샤샥.
물수건 샤샥(여름에는 차갑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핸드로션 샤샥.
상관 여분의 명함 샤샥.
오늘자 신문 3개사, 경제잡지 1부 조수석 등받이 꽂이에 샤샥~.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데 대부분 독자들도 그렇게 한다면야 썅! 할말 없다.
이분은 출장 수행도 잘하지만, 업무처리도 탁월.
부서장이 지시하면 목이 댕강 부러질지언정 밤새서라도 보고서 완료.
이분은 또 온라인 게임밖에서도 탁월탁월.
부서장이 온라인 게임 근처 원룸 계약이 끊나면 새로운 원룸을 구하고
사모님 대신에 이사짐을 말끔이 옮겨준다.
부서장의 손과 발, 낮과 밤의 비서~ 기꺼이 되어주고 마는 안팀장이었다.
이렇게 독특한 차별함으로 무장한 안팀장
후덜덜 모두인정..
'경쟁력 동급최강, 스고이데스네~'
그의 포르쉐같은 초고속 승진은
어쩌면 당연한 듯 보였다.
어느덧 세월이 20년 흘러간 요즘.
"안녕하십니까~ ㅇㅇ부서 안ㅇㅇ팀장 입니다~'
'좋은하루 되십시요오~'
건너편 사무실의 안팀장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하지만, 막강할 것 같았던 그의 차별화된 이미지와 서비스는
그의 초고속 승진에 그리 신통한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한 듯 하다.
아마 그런 거 아닐까..
오글거리지만 그래도 상냥한 말투,
말끔한 옷차림,
업무와 상관에 대한 자세는
슬롯초년생이었던 그가 서슬퍼런 금융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처절한 생존본능의 산물이었으리라.
나는 이제는 안다. 그의 행동에는 거짓이 없음을.
그래서 안팀장님을 개인적으로 존경한다.
이제 그만의 독특한 친절에 대해
아무도 오글거려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