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규정하지 않고, 돕는 방법을 전합니다
아이를 규정하지 않고, 돕는 방법을 전합니다
새 학기 상담을 마치고 나오며 가장 중요한 말을 빼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큰 소리가 나면 귀를 막습니다. 당황했을 때 질문을 계속 받으면 대답은 더 어려워집니다. 집에서는 늘 알고 있던 일이라 따로 설명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 했죠.
아이 설명서는 아이를 규정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낯선 어른이 아이를 조금 빨리 이해하도록 건네는 짧은 안내에 가깝습니다.
다섯 항목이면 충분합니다.
좋아하고 편안해하는 것
어려워하는 상황
힘들 때 보이는 신호
진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
꼭 알아야 할 건강·안전 정보
교사에게 건넬 ‘우리 아이 설명서’를 만들고 싶어.
위 다섯 항목을 채울 수 있도록 한 번에 질문 하나씩 해줘.
답이 끝나면 판단이나 미사여구 없이 A4 한 장 이내로 정리해줘.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보다 ‘처음 만난 어른에게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처럼 관찰한 행동으로 씁니다. ‘고집이 세다’보다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출 때 힘들어한다’가 상대에게 더 도움이 됩니다.
설명서에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만 넣습니다. 진단명과 상세한 가족사를 모두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건강과 안전에 꼭 필요한 내용은 말로도 다시 확인하세요.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나이라면 건네기 전에 보여주세요. “이건 빼고 싶어” 또는 “이 말은 다르게 써줘”라는 의견도 설명서에 반영합니다.
학기나 돌봄 환경이 바뀔 때 한 번씩 읽고 오래된 문장을 지웁니다. 설명서보다 아이가 더 빨리 자라기 때문입니다.
평가어 하나만 행동으로 바꿔보세요
“낯을 가린다” 대신 실제로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지 적습니다.
아이에게 이름표를 붙이는 문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다가가는 문을 여는 문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