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상황, 진단, 복약은 사람의 판단으로 남깁니다
아이가 새벽에 열이 났습니다.
체온계에는 39.1도가 찍혔고, 아이는 잠들었다가 자꾸 깼습니다. 검색창에는 서로 다른 말이 가득했습니다. 당장 응급실에 가라는 글도 있었고, 아침까지 지켜봐도 된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 AI에게 가장 묻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의 결정권을 AI에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AI는 아이를 직접 볼 수 없습니다. 호흡과 피부색을 살피거나 평소와 얼마나 다른지 느낄 수도 없습니다. 부모가 미처 적지 못한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호흡이 힘들어 보이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등 급박한 상황에서는 AI와 대화하느라 시간을 쓰면 안 됩니다.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119처럼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바로 연락해야 합니다.
증상이 급한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도 AI의 판정만으로 기다리지 마세요. 의료기관이나 공인된 상담 창구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AI에게는 결정을 묻는 대신, 전화하거나 진료받을 때 전달할 내용을 정리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 상태를 의료진에게 설명하려고 해.
내가 적은 내용을 증상이 시작된 시간, 변화,
먹은 것과 복용한 약 순서로 정리해줘.
빠뜨린 정보가 있다면 질문으로만 알려줘.
판단이나 진단은 하지 마.
AI는 이런 질문에 그럴듯한 설명을 붙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이 그럴듯하다고 진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행동은 나이, 장소, 관계, 수면,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 장의 사진이나 부모가 적은 몇 문장만으로는 전체 모습을 알 수 없습니다.
AI에게 아이의 상태를 이름 붙여달라고 하지 마세요. 대신 언제 어떤 행동이 있었는지 정리하고, 전문가에게 무엇을 물을지 준비하는 데 사용하세요.
복용량, 복용 간격, 다른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같은 문제는 아이의 나이와 체중, 진단, 약의 성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AI가 약 이름과 숫자를 또렷하게 말해도 그대로 따르지 마세요. 처방한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약 봉투와 공식 설명서를 읽기 쉽게 풀어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복용 결정을 대신 맡길 수는 없습니다.
AI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역할을 바꾸자는 이야기입니다.
AI는 부모의 메모를 정돈하는 데는 능숙합니다. 그러나 정돈된 문장이 아이의 상태를 직접 살핀 사람의 판단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판단을 맡기지 않아도
AI는 충분히 유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