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부족했던 것은 정보가 아니었습니다.
첫째가 일곱 살이던 해, 유치원에서 오는 전화가 무서웠습니다.
친구와 또 부딪쳤다는 이야기. 수업 중에 혼자 일어나 돌아다녔다는 이야기. 전화를 끊고 집에 돌아온 저는 아이부터 다그쳤죠.
“왜 가만히 있지 못해?”
“왜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해?”
화를 내고 돌아서면 후회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이면 또 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고치려 한 것은 눈에 보이는 행동뿐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한 번도 제대로 묻지 못한 채.
그 사실이 오래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육아 바카라과 논문을 찾아 읽고 강의도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화내지 마세요.
소리 지르지 마세요.
분명 맞는 말이었죠. 하지만 화가 치미는 바로 그 순간에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남은 것은 ‘나는 왜 이것도 못할까’라는 죄바카라감 하나.
그래서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그 무렵부터 아이와 있었던 일을 AI에게 적기 시작했습니다. AI가 아이의 마음을 알아맞힌 것은 아닙니다. 대신 뒤엉킨 상황을 풀어놓고, 제가 놓친 질문을 보여주었죠.
“아이는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은 조금씩 “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물어보지 않았을까?”로 바뀌어 갔습니다.
달라진 것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바라보는 제 시선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두 아들을 키우며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AI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어 20만4천 건, 영어 2만6천 건, 베트남어 2만5천 건 등 육아 상담 데이터 25만5천 건을 직접 가공하고 라벨링해 왔습니다.
초등 교과·일반상식·독서 퀴즈 65만 문항, 아이가 먹을 만한 레시피 영상 약 7만 개와 놀이 영상 약 5만 개도 직접 분류하고 다듬었습니다. AI를 연결하는 일보다 AI가 참고할 데이터를 제대로 만드는 데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했죠.
그 과정에서 자주 확인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부모에게 정보가 부족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 검색하면 정보는 넘칩니다. 정작 어려운 일은 그중 무엇이 우리 아이에게 맞는지,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가려내는 일이었습니다.
이 바카라에서 AI에게 맡기려는 일은 바로 그 부분입니다.
밤늦게 검색한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일
알림장과 준비물을 놓치지 않게 추리는 일
화난 채 보내려던 문장을 한 번 다시 읽는 일
아이에게 물어볼 말을 찾는 일
흩어진 가족의 기록을 모으는 일
물론 AI가 육아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진단하거나 약을 정해서도, 아이의 마음을 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다만 부모가 혼자 떠안던 검색과 정리, 반복되는 작은 결정은 조금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바카라은 프롬프트 모음집이 아닙니다. 앱 화면과 유행하는 명령어는 금방 바뀌니까요. 그보다 무엇을 맡겨도 되는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그럴듯하게 틀린 답은 어떻게 확인할지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0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생 부모가 매일 마주치는 식사, 학교생활, 친구 관계, 숙제와 화면 사용 이야기를 많이 담았습니다. AI나 코딩을 잘 알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 저녁이 막막하면 식사 편부터, 아이가 AI로 숙제하기 시작했다면 숙제 편부터 펼쳐보세요.
30편을 모두 실천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 번의 검색을 줄이고, 한 번 덜 화내고, 아이에게 질문 하나를 더 건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AI가 정리하는 동안 우리는 아이를 봅니다.
AI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은 맡기고,
그만큼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