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행복은 나에게 오면서 자꾸 다른 집을 찾아간다

길치 택배 기사 같은 행복

by쉼표JEONGSEON

행복 배달 모자를 쓴 작은 캐릭터가 밤길에서 지도를 들고 길을 헤매는 모습을 담은 감성 일러스트 이미지입니다. 행복이 늘 올 듯 말 듯하다가 자꾸 다른 곳으로 향하는 현대인의 감정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표현했습니다.

행복을 찾는 길을 혼자 걸어가다ChatGPT Image 2026년 5월 11일 오후 04_17_16.png행복은 늘 늦게 오지만, 가끔은 우리 집 근처까지 와 있기도 한다. �


행복은 온다고 하면서 항상 집 주소를 잘못 찾아간다.

기다리고 있었는데 행복은 자꾸 딴 집 초인종을 눌렀다.

사람들은 늘 그렇게 말했다. 조금만 버티면 온다고,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고, 언젠가는 웃는 날이 온다고.

그래서 나도 기다렸다. 택배 기다리듯이. 혹시 초인종 누를까 봐 괜히 마음 문도 반쯤 열어놓고 살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행복이라는 녀석은 올 듯 말 듯하다가 자꾸 딴 집으로 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분명 여기 있는데.

어쩌면 행복은 길치인지도 모른다. 분명 내 쪽으로 오다가도 옆집 웃음소리에 홀려 들어가고, SNS 속 여행 사진 보다가 다른 사람 인생에 배송 완료 찍고 가버린다.

그러면 나는 또 멍하니 생각한다. “기사님… 저 아직 못 받았는데요…”

가끔은 그런 날도 있다. 별거 아닌 일인데 괜히 행복한 날. 컵라면 국물이 유난히 맛있거나, 퇴근길 바람이 생각보다 시원하거나, 편의점 삼각김밥이 안 터졌을 때 같은 날.

근데 웃긴 건 그런 순간들은 늘 너무 짧다. 행복은 꼭 잠깐 들렀다 가는 택배 기사님 같다. “배송 완료.” 해놓고 바로 사라진다.

그래서 예전엔 행복이 오래 머무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늘 밝아 보이는 사람들, 잘되는 사람들, 웃음이 많은 사람들.

나는 왜 늘 행복이 스쳐 지나가기만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행복은 원래 오래 사는 감정이 아닌 건 아닐까.

잠깐 와서 “나 왔다 간다~” 인사만 하고 가는 존재.

대신 사람은 그 짧은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또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인생 대부분은 평범한 날이다. 아무 일 없는 날.

근데 이상하게도 사람은 그 평범한 하루 속에서 가끔 작은 행복 하나를 발견한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늦은 밤 조용한 공기, 누군가의 짧은 안부 같은 것들.

어쩌면 행복은 큰 이벤트가 아니라 길 잃은 척 잠깐 들르는 생활형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나는 행복이 아직 우리 집 주소를 완전히 외우진 못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근처 골목까지 찾아오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행복이란 녀석, 내일은 꼭 오겠지.

우리의 따뜻한 대화와 이야기ChatGPT Image 2026년 5월 11일 오후 05_01_57.png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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