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까, 집착일까?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재인

살면서 누군가를 위해 내 전부를 걸어본 적 있으신가요?


지금의 내 시간이나 앞으로의 미래까지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려보면 보통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연인을 말할 것 같은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바카라은 사랑과 집착의 경계가 과연 어디쯤일까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입니다.


알리바이 만드는 천재 수학자

도쿄의 조용한 아파트, 어두운 방안에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시가미' 학창 시절에는 천재 소리를 듣던 전설의 수학도 였지만 서른이 넘은 지금,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밤이면 혼자 방에 앉아 수학 정리를 증명하며 살아갑니다. 어떤 욕심이나 희망도 없는 무채색과 같은 삶이었죠.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작은 설렘이 찾아옵니다. 바로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야스코'


이시가미는 아침마다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 가게에 들러 도시락을 사는 일에 행복을 느낍니다. 고백을 하거나 다가가지는 못했지만 그저 그 자리에 그녀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벽 너머로 쿵쾅거리는 소리와 비명이 들려옵니다. 야스코의 전 남편이 찾아와 돈을 요구하며 폭력을 휘두르고 있던 것이죠.


우발적인 상황에 야스코는 공포에 질려 전 남편의 목을 졸라 숨지게 만들었고, 이시가미는 이 사건을 목격한 뒤 수습을 도우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저의 논리적 사고에 모든 걸 맡겨주세요.


내가 이들을 지켜야 한다고 이시가미는 다시금 다짐했다. 자신 같은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일은 두 번 다시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자신의 지혜와 힘을 총동원해서 이 모녀에게 다가올 재앙을 막아야 한다.
경찰은 사체를 처리하는 데에 남자의 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나오카 모녀의 곁에서 그녀들을 위해 범죄에 가담해 줄 만한 남자를 기를 쓰고 찾으려 할 것이다. 옆집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시가미라는 수학 교사를 주목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그녀의 집에 가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만나는 일도 삼가야 한다고 이시가미는 다짐했다.
“아, 저, 이시가미 씨.”
야스코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왜 그러세요?”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아니……, 이만 끊겠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에 그는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찬 바람마저 기분 좋게 느껴졌다. 겨드랑이에는 땀까지 차 있었다. 행복한 기분에 젖은 채 이시가미는 발길을 돌렸다.


치밀한 논리를 다루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보통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범인이 누구일까?"를 생각하며 끝까지 독자와 밀당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이 소설은 특이하게 첫 장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살인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전부 보여주고 시작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연 경찰이 이들의 거짓말을 파헤칠 수 있을까?"에 집중을 하며 읽게 됩니다.


이 소설의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공계 출신의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에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정교하게 제작된 트릭이 곳곳에 녹아있습니다.


1985년 데뷔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내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그에게 정통 문학 상인 '나오키상'의 영예를 안겨준 결정적인 작품이 바로 2005년에 발표한 이 <용의자 X의 헌신>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헌신

경찰은 전 남편의 시신이 발견되자마자 강력한 동기를 가진 전처 야스코를 1순위 용의자로 지목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사를 하면 할수록 야스코의 알리바이는 완벽 그 자체였죠.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던 수사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물리학과 교수 '유가와'가 합류하면서부터입니다.


유가와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용의자 야스코 옆집에 대학시절 라이벌이었던 이시가미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유가와는 오랜 친구의 눈빛과 행동에서 묘한 어색함을 감지하게 되고, 이때부터 물리학자와 수학자, 두 천재의 숨 막히는 두뇌 싸움이 시작됩니다.


스스로 문제를 만드는 것과,
남이 만든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사랑과 집착 사이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마음을 숭고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희생이 선을 넘어서는 순간, 어디까지를 순수한 사랑이라고 불러야 하고, 어디서부터를 집착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이시가미는 오직 야스코를 구한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그녀의 일에 개입했습니다.


하지만 타인을 위했던 헌신은 자신의 미래와 명예 심지어 인간의 존엄성까지 흔들며 읽는 사람까지 숨 막히게 만들었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쾌감보다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장 극단적인 형태를 취했을 때 사람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제목은 왜 <용의자 X의 헌신>일까요?


수학에서 X는 해를 구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미지수를 뜻하는데요.


이 소설의 제목 속 X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을 뜻하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측정 불가능한 마음을 미지수 X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명분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이나 행동을 내어주곤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원하지 않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거대한 마음은, 과연 선물이 맞는 걸까요?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니, 마치 한 편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읽은 것 같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평생 100권이 넘는 작품을 통해 때로는 전율을, 쾌감을,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었던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바카라읽는제이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장 슬픈 추리소설
-제이의 한마디-



오늘도 한 권의 소설을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바카라은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이야기할 때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짧은 감상이나 마음에 남는 장면도 좋습니다. 댓글로 편하게 이야기 나눠 주세요~


다음 작품도 놓치지 않고 함께 읽고 싶다면 온라인카지노를 팔로우해 주세요.

새 글이 올라올 때 바로 알려드릴게요♡

-바카라 읽는 제이-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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