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마음이 만든 나의 길, 에필로그

마음의 힘, 관계의 흐름-2

by류겸

11-3. 마음이 만든 나의 길


사람들은 흔히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를 인생의 중요한 기록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길을 만드는 것은 발걸음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어떤 마음으로 걷느냐에 따라 그 길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같은 산길을 오른다고 해도, 원망의 마음으로 오르면 발걸음은 무겁고 길은 험난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으로 오르면 숲의 바람도, 풀잎의 흔들림도 모두 선물처럼 다가옵니다. 시기의 마음으로 걸으면 앞서가는 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지만, 베푸는 마음으로 걸으면 길 위의 모든 만남이 동행이 됩니다. 결국 내 인생의 길은 세상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을 품느냐에 따라 새롭게 빚어지는 것입니다.


『논어』 「위령공(衛靈公)」 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군자는 길을 걷되, 마음에 떳떳함이 있으면 두려워하지 않는다.”(君子行道, 心安則不懼.)


길의 험난함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걸어가는 마음가짐입니다. 마음이 떳떳하면 길은 두려움이 아니라 도전이 됩니다.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가르침을 전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마음이 짓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마음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길은 어둠이 될 수도, 광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신사임당은 여성이 학문과 예술에서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원망의 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녀 교육과 예술, 생활 속 성실을 통해 자신의 길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마음이 만든 길은 훗날 율곡 이이와 같은 큰 인물을 길러낸 터전이 되었지요.


넬슨 만델라는 27년간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원망과 분노의 마음으로 그 길을 걸었다면 그는 세상을 향한 또 다른 증오의 불씨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감옥의 길을 걸었고, 그 마음이 남아프리카의 미래를 바꾸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인지적 해석(cognitive appraisal)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같은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사건이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길을 걸어도 마음이 원망에 기울면 고난의 길이 되고, 감사에 기울면 배움과 성장의 길이 됩니다.


또한 긍정심리학에서는 이를 의미 부여(meaning-making)라고 설명합니다. 인간은 단순히 발로 길을 걷는 존재가 아니라, 마음으로 길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입니다. 의미가 달라지면 길도 달라집니다.


삶의 길은 발이 아니라 마음이 만듭니다. 마음을 원망에 두면 길은 막히고, 마음을 감사에 두면 길은 환히 열립니다. 결국 내 인생의 길은 내 마음이 새로 세워질 때마다 다시 시작됩니다. 길은 세상이 열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 마음 연습

오늘 내가 걸었던 길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 길이 무겁게만 느껴졌다면, 혹시 마음이 원망에 기울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마음을 감사로 바꾸어 보십시오.

같은 길도 전혀 다른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


결국 나를 지켜주는 것은 마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없이 흔들립니다. 세상이 변하고, 관계가 바뀌고, 상황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를 뒤흔듭니다. 그때마다 붙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재산도, 명예도, 심지어 가까운 사람조차도 끝내는 나를 온전히 지켜주지 못합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주는 것은 내 마음입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작은 일에도 삶은 흔들리고, 마음이 단단하면 큰 풍파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인생은 조건이 아니라, 내 마음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을 새로이 다잡으며 살아간다는 것

마음은 한 번 세운다고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날마다 다시 세워야 하고, 매 순간 새롭게 다잡아야 합니다. 오늘의 다짐이 내일도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까닭은, 마음이 늘 흐르고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삶은 마음을 다시 세우는 반복입니다.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고, 흐려질 때마다 맑히고,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붙드는 일. 이것이야말로 평생의 공부이자 수양입니다.


마음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쓸데없는 마음을 흘려보내고,

감사할 마음을 더 붙잡고,

욕심을 덜어내고,

중심을 가다듬는 것.

이 작은 마음의 습관들이 모여, 인생 전체를 새롭게 빚어갑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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