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배추 결구기 관리② 속잎이 타들어가면? 배추 칼슘 결핍
김장배추는 첫 번째 웃거름을 준 뒤 15~20일쯤 지나 생육 상태를 살펴 두 번째 웃거름을 준다. 이때 결구가 시작되었다면 필요한 양분을 공급하는 것과 함께 칼슘 관리도 고려할 수 있다.
칼슘은 식물의 세포벽을 형성하고 새로운 조직이 정상적으로 자라는 데 필요한 양분이다. 칼슘이 부족하거나 식물체 안에서 충분히 이동하지 못하면 생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배추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팁번(tipburn)’, 즉 잎끝마름증이다. 배추 속잎의 끝부분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마르는 생리장해다. 결구가 진행되면 속잎은 겉잎보다 증산작용이 활발하지 않아 칼슘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 토양에 칼슘이 충분하더라도 수분이 부족하거나 과습한 환경에서는 칼슘의 흡수와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팁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칼슘 공급과 수분 관리를 챙기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배추에 두 번째 웃거름부터 칼슘을 추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토양 상태와 기존에 사용한 비료의 성분을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칼슘 비료를 사용한다. 칼슘을 공급했다고 팁번이 반드시 예방되는 것은 아니므로 흙이 지나치게 마르거나 질척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6년 김장배추 재배일지
- 9월 3~4일 밭만들기
- 9월 7일 모종심기
- 9월 11일 추가 정식(반찬 및 국거리용)
- 9월 21일 1차 웃거름(정식 후 15일째)
- 10월 13, 14일 2차 웃거름(1차 후 23일째)
나는 식물 킬러다.
우리 집 안에 식물이 없는 이유다. 귀농 초반에는 플랜테리어를 한답시고 화분을 사서 들였다. 하지만 일 년도 지나지 않아 모두 내 곁을 떠났다. 내 사랑이 과했던 탓이었다. 그런데 텃밭 작물은 조금 다르다. 농사일이 바쁘면 대충 돌보기도 하는데, 웬만해서는 죽이는 일이 없다.
부엌 한 쪽에 걸어 둔 달력에 '배추 2차 웃거름(20일)'이라고 적힌 글자가 보였다. 텃밭의 선명한 초록을 떠올리니 두 번째 웃거름은 패스하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올해는 몇 년간 심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배추를 심지 않았던가. 서너 포기 버린다고 해도 타격감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내 손은 올해 새로 산 900g짜리 복합비료 통을 들고 성분표를 살펴보고 있었다.
'칼슘을 줘야 하는데...'
그 전에는 복합비료와 물 만으로 배추를 키웠지만 역변하는 녀석들의 모습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공부를 좀 했다. 사람의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처럼, 식물에도 칼슘이 필요했다. 칼슘은 세포벽을 형성하고 새로운 조직이 자라는 데 중요한 양분이었다. 그런데 이 통엔 칼슘이 없다.
농부님에게 작년까지 웃거름으로 사용했던 칼슘 포대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출근했다. 다녀와서 물으니 사야 할 것 같단다. 창고에 있던 돌덩어리처럼 굳은 요소처럼, 칼슘 비료도 돌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짐작만 할 뿐이었다.
내 목적은 복합비료보다 칼슘이었다. 그런데 당장 칼슘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달력에 적힌 날짜가 다가올수록 더 움직이기 싫어졌다. 줄까 말까 마음속으로 가늠만 하고 있으니 농부님이 칼슘이 들어 있는 비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줬다.
일단 복합비료부터 주기로 했다. 달력에 적힌 날짜보다 이틀 늦게 배추 포기 사이에 비료를 넣었다. 지금까지 순항 중인 김장배추를 마주하니 끝까지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잎이 커져서 포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도 불편했다. 그래도 욕심이 생기니 몸이 움직인다.
복합비료를 준 다음 날 택배가 도착했다.
무려 15kg이다.
농부님, 손이 너무 큰 거 아닌가요?
밤호박은 따로 비료를 챙겨주기 때문에 텃밭에 사용할 비료를 이렇게 포대로 살 이유가 있었을까 싶었다. 어찌 되었든 내 눈앞에 놓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알갱이를 그릇에 조금 덜어 텃밭으로 갔다. 배추 포기 사이의 두 번째 웃거름을 준 자리와 반대편에 칼슘을 넣고 흙으로 덮었다. 그리고 호스를 끌어와 물을 듬뿍 줬다.
가을 텃밭의 가장 큰 숙제였던 김장배추 웃거름을 끝내고 나니 홀가분했다. 그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절망했다. 농부님이 주문한 비료도 복합비료였다.
정확히는 칼슘만 들어 있는 비료가 아니라, 질소와 칼리도 함께 들어 있는 칼슘 함유 복합비료였다. 내가 생각했던 칼슘만 공급하는 비료는 아니었던 셈이다. 이미 900g짜리 복합비료도 줬는데, 칼슘을 보충하려고 추가한 비료에도 질소가 들어 있다니. 두 비료를 함께 준 만큼 질소가 과해지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됐다.
내가 준 양이 실제로 과했는지는 지금의 기록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불안한 마음에 또 다른 비료를 추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선 세 번째 웃거름은 보류하고, 당분간 물 관리에 집중해야겠다. 배추가 어떻게 자라는지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수밖에.
순항 중이었는데, 아무래도 식물 킬러 본능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 같다.
워째야 쓰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