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 오늘 나는 어떤 하루를 살아냈을까
오늘은 출장을 다녀왔다. 목적지까지 운전해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 누군가에게 장거리 운전은 피곤한 이동이겠지만, 나는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으면 생각을 바꾼다.
'자, 오늘도 여행을 떠나볼까.'
출장지가 멀든 가깝든 운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소풍 가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목적지에는 처리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곳까지 가는 시간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피곤해할 수도 있고, 잠시 일상을 벗어나 신나게 여행 가는 시간으로 쓸 수도 있다.
소풍을 생각하면 초등학교(내 나이 때는 국민학교) 시절의 도시락이 먼저 떠오른다. 소풍날은 평소에 먹지 못했던 과자와 가장 먹고 싶어하던 바나나 (그때는 한 개 2000원이었다) 를 엄마에게 사 달라고 할 수 있는 날이었다. 가방에 간식을 바리바리 넣어 가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다. 전날 밤 잠자리에 누워 내일은 절대 비가 오지 않게 해 달라고 두 손을 꼭 모으고 기도했던 것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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