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 오래된 관계는 인생의 기초석이 된다
오늘은 오랫동안 만나 온 인생 친구 셋이 모였다.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함께 있는 동안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막내인 내가 언니들에게 함부로 하는 일은 없다. 하하! 우리는 살아오면서 있었던 일과 요즘의 생각을 두서없이 꺼내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누가 대화를 이끌려고 애쓰지 않아도 서로를 늘 배려한다. 나에게 인생의 힘이 되는 멋진 만남이다.
나는 이런 관계를 '걸림이 없는 관계'라고 부르고 싶다. 걸림이 없다는 것이 생각과 가치관이 모두 같다는 뜻은 아니다. 오래된 친구 사이에도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 의견이 다를 때도 있고 사는 환경도 생각도 다르지만, 상대를 설득하거나 막무가내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나를 잘 보이려고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라서 참 좋다.
어제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바카라임에 관한 글을 썼다. 누군가를 내 인생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 설계도 한쪽에 잠시 참여하는 일이라고 적었다. 사람은 내 계획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자재가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 주며 내 곁에 온 사람이니,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
오늘 같은 만남은 늘 감사하다. 오랜 관계가 편안한 건 서로를 필요한 곳에 가져다 쓰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 보고 싶어지면 문자를 한다. '오늘 몇 시 이후 밥 가능해요?' 이렇게 문자를 올리고 '오케이'라는 답이 오면 그날 만남은 성사된다. 맛있는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각자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꺼내다가 속상한 일이 나오면 대신 꼭꼭 씹어 준다. '우씨! 진짜요?', '아니, 뭐 그런 사람이 다 있대요!' 속상한 마음을 함께 헤아려 주고, 같이 씩씩거리며 두 팔을 걷어붙이고 대신 싸우러 가는 한 팀이 된다. 그럴 때는 참 속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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