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 선생의 수필 <봄>에 보면 이런 말 나온다.
"그러니 사십(사십 세)부터는 여생인가 한다. 사십 년이라면 인생은 짧다. 그러나 생각을 다시 하면 그리 짧은 편도 아니다."
그래서 젊음과 순수를 사랑하는 자신의 글엔 마흔 이상의 등장인물이 없다고.
선생의 인생관으로 보자면 난 지금 여생을 살고 있다.
말하자면 덤으로 얻은 생.
어떤 사람들은 저 말에 분노할지도 모르지만 난 무척 홀가분하고 좋다.
덤으로 얻은 거니까, 좀 후해져도 될 것 같고.
예를 들면 편의점에서 대충 고른 캔커피가 원쁠원이다. 두 개 다 마실 생각에 기쁜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우엔 별다른 비용 없이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기쁘다.
마주치는 누군가에게라도 선뜻 '이거 드실래요? 원뿔원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부담 없이.
받는 사람은 우연히 호의를 받았고, 나는 그 사람에게 나눌 수 있다는 기쁨을 누렸다. 모두 공짜로.
덤으로 얻은 커피 한 캔도 기쁜데 덤으로 얻은 생이라니.
그래서 나도 피천득 선생의 인생관이 발견해 낸 덤으로, 후해지려고 한다.
인생 2막 이런 단어는 너무 거창하고,
1.5인칭이 된 여생 정도면 딱 좋다.
이번 온라인카지노북은 어쩌다 보니 여생을 살게 된 한 사람의 시시껄렁한 일상이야기다.
거창할 것도 없고, 화려할 수도 없고, 형식도 목적도 당연히 없이.
하여간 이것저것 다 없지만 어쩐지 조금 후해진 여생 이야기 들어주실래요?
<<비정기 연재>>
원래도 제멋대로였지만 더욱 격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