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차가워 손끝으로 만질 수 없던 슬픔이 있었습니다. 눈물로도, 말로도 녹지 않던 감정은 마음 한구석에 얼어붙은 채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을 꺼내 조용히 바라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묻고, 어떤 날은 혼자 그 얘기를 꺼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슬픔이 냉장고 속 밥을 따끈하게 덥혀 먹는 것처럼 데워졌습니다.
슬픔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이젠 그 안에서 따뜻함도 느낍니다. 그건 내가 잘 견뎌왔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슬픔도 데워지면 따뜻해지거든요.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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