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푸틴

by은파랑

퀘벡 들판 한가운데
젖소들이 풀을 뜯는 작은 마을 워릭

마을의 치즈 공방에서는
날마다 신선한 치즈 커드가 만들어졌다.

모양을 잡기 전
막 엉긴 치즈 알갱이

만든 지 하루가 지나기 전에 씹으면
안의 작은 공기방울들이 이에 비벼지며

뽀드득
소리를 냈다.

1957년
마을의 작은 식당 카페 이데알

바쁜 걸음의 단골손님 하나가
주인 페르낭 라샹스에게 부탁했다.

감자튀김이 담긴 종이봉투에
치즈 커드 한 줌을 그냥 같이 넣어 달라.

라샹스는 봉투를 건네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지독한 푸틴이 되겠군

푸틴은 퀘벡 사람들의 속된 말로
엉망진창이라는 뜻

그러나 엉망은
맛이 있었다.

그해 식당 메뉴판에
푸틴이 한 접시 삼십오 센트로 올랐다.

감자튀김과 치즈가
금세 식어버린다는 손님들의 말에

라샹스는 뜨거운 그레이비를
그 위에 끼얹기 시작했다.

워릭에서 멀지 않은 마을 드러먼드빌
르 루아 쥐셉이라는 드라이브인 식당

소스 만드는 법을 배운
스물세 살의 젊은 주인 장폴 루아는

감자튀김에 그레이비를 끼얹은
소스 감자를 팔고 있었다.

단골 세 사람이
그 위에 치즈 커드를 따로 사서 얹어 먹기 시작했다.

1964년
그는 그 조합을 정식으로 메뉴에 올렸다.

치즈, 감자, 소스
세 단어를 늘어놓기엔 너무 길었다.

그래서
푸틴이라 적었다.

두 마을은
지금도 서로 자기 마을이 처음이라 한다.

어떤 연구자는
워릭이 푸틴이 태어난 곳이고

세 가지를 처음 한 접시에 모은 것은
드러먼드빌이라고 정리했다.

치즈 커드의 싱싱함이
너무 짧게 머물렀기에

푸틴은 오랫동안
젖소 마을들의 시골 간식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이 나라 어느 도시의 골목에서도

햄버거 가게의 계산대에서도
그 이름을 만날 수 있다.

퀘벡의 감자를 두툼하게 썰어
뜨거운 기름에 튀긴다.

겉은 바삭하게
속은 포슬하게

그릇에 수북이 담고
하얀 치즈 커드를 한 줌 흩뿌린다.

위로
진한 갈색 그레이비를 뜨겁게 붓는다.

뜨거운 소스가 닿은 커드는
가장자리만 살짝 녹아 늘어지고

속은
여전히 뽀드득한 채로 남는다.

포크로 감자와 커드와 소스를
한꺼번에 떠서 입에 넣으면

바삭한 감자 끝이 먼저 부서지고
그레이비에 젖은 부분은 부드럽게 무너진다.

치즈 커드가 이 사이에서
뽀드득 소리를 내며 쫄깃하게 늘어난다.

짭짤하고 진한 그레이비의 감칠맛
우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

감자의 구수한 맛이
한 입 안에서 뒤엉킨다.

긴 겨울밤
눈이 무릎까지 쌓이는 이 땅에서

뜨거운 푸틴 한 그릇은
언 손과 빈 속을 함께 데운다.

늦은 밤 술자리가 끝난 뒤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것도

따뜻한
엉망진창이다.

캐나다의 푸틴 한 그릇에는

바쁜 손님의 무심한 부탁과
엉망이 되겠다며 투덜대던 주인의 한마디와

젖소 마을의 치즈 공방에서
갓 태어난 알갱이의 소리가

뜨겁게, 뽀드득
함께 뒤엉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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