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이 선물, 무슨 돈으로 산 거야?

by서재원

화요일 저녁 일곱 시, 은서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쳐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민재가 사준 노트북이었다.

그 옆에 바닐라라테가 놓여 있었다.


은서는 잔금표를 돌려 보여줬다.

승인된 대출, 양가 부모님이 보낸 돈, 두 사람이 준비한 돈이 적혀 있었다.


“나는 오늘 한 계좌로 다 모았어. 당신 것도 모아놓자.”

“그날 하면 되지.”

“금요일 아침에 바쁠 거야.”


민재는 은행 앱을 열었다.

성호에게 빌린 이백만 원이 들어 있었다.

그 위로 잔금에서 꺼낸 돈의 이체내역이 보였다.


은서가 물었다.

“다 있는 거 맞지?”

“있어.”


보유 주식의 평가금액은 삼천팔백만 원이었다.

은서에게 말했던 투자금은 오백만 원이었다.




지난 금요일 아침, 아버지가 보낸 오천만 원이 들어왔다.

민재는 은행 앱에서 잔액을 확인했다.

잔금은 다음 주 금요일이었다.


— 들어왔어. 고마워.

답장을 보내고 이체 버튼을 눌렀다.

3천만 원을 증권계좌로 옮겨 천만 원씩 나눠 샀다.


첫 주문 뒤 잠깐 올랐지만, 나머지가 체결될 때는 다시 내려와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올라오자 추가한 물량에도 손실이 붙었다.

민재는 잔금 계좌에서 천만 원을 더 옮겼다.


전체 매수금액은 6,900만 원이 됐다.

그중 5천만 원이 잔금에 쓸 돈이었다.


성호가 화면을 보고 물었다.

“육천구백?”


민재가 휴대전화를 내렸다.

“크게 읽을 필요 없잖아.”

“너 그 정도 넣었어?”

“한 번에 넣은 건 아니야.”


성호는 잠시 말이 없었다.

“결혼 앞두고 무슨 삼천이냐며.”

“내가 알아서 해.”


말이 딱딱하게 나갔다.

민재는 덧붙였다.


“레버리지도 내가 정한 매도 시점에서 나왔잖아.”

“이건 다른 회사인데.”

“알아.”


성호가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민재는 매수내역을 봤다.

본전까지 올라야 할 폭이 조금 줄어 있었다.


은서에게 메시지가 왔다.

— 월요일에 아빠 돈 들어오면 저녁에 잔금 맞춰보자.


민재는 잠깐 생각했다.

— 월요일은 늦을 수도 있어. 화요일에 보자.

— 응.


대화창을 올리자 은서가 보낸 과제 화면이 있었다.

메시지만 읽고 파일은 열어보지 않았었다.


민재는 뒤늦게 열었다.

첫 화면의 버튼이 전보다 커져 있었다.

— 버튼 바꿨네. 이게 낫다.


답은 잠시 뒤에 왔다.

— 그건 지난주 거야.


민재는 파일 위의 날짜를 봤다.

이번 주에 보낸 화면이 하나 더 있었다.

둘을 번갈아 보다가 증권 앱으로 돌아갔다.

지금은 차이를 찾을 정신이 없었다.


장 마감까지 십여 분이 남아 있었다.

평가금액은 약 6천만 원이었다.

넣은 돈보다 구백만 원 적었다.


민재는 매도 화면을 열었다.

수량에 전량을 넣었다.


지금 팔면 다음 주 잔금일까지 돈을 꺼낼 수 있었다.

잔금에서 가져온 오천만 원을 모두 돌려놓고, 자기 돈도 구백만 원 남았다.


민재는 손가락을 화면 위에 올렸다.


구백만 원.

은서에게 왜 잃었는지 설명해야 했다.

오백만 원만 샀다고 한 말부터 고쳐야 했다.


은서와 돈을 맞추기로 한 날은 화요일이었다.

월요일 장을 한 번 더 볼 수는 있었다.


주문 수량에는 여전히 전량이 들어가 있었다.

은서에게 아직 하지 않은 말도 오늘 할 수 있었다.

민재는 매도창을 닫았다.




월요일에 도원에어로는 다시 내렸다.


민재는 매도 수량을 전량에서 절반으로 바꿨다.

현재가보다 조금 높게 낸 주문은 끝내 체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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