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살레의 회화를 읽는 3가지 키워드

by와이아트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 1952~)라는 이름 자체는 낯설 수 있지만, 그림은 어디선가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전 세계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에서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작가다. 한국에도 타데우스 로팍이나 리만 머핀과 같은 갤러리를 통해 살레의 작품이 전시되곤 했다. 2025년에는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열렸다. 살레의 작품은 포스트모더니즘, 뉴 페인팅, 차용 등을 키워드로 읽어볼 수 있다.


96.4505_ph_web-1.jpg데이비드 살레, Comedy, 1995. (출처: Solomon R. Guggenheim Museum)




살레를 읽는 키워드 ‘포스트모더니즘’


데이비드 살레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화가로 유명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기존의 것들을 ‘해체’하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이해해볼 수 있다.


모더니즘 시기까지만 해도 이성, 합리성, 근대성, 거대 담론 등이 중요하게 생각되었는데, 포스트모더니즘 시기에 와서는 이 모든 것들을 ‘해체’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면서 감성, 경험, 신체, 작은 서사 등에 주목하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015 We'll Shake the Bag 1980 .jpg데이비드 살레, <백을 흔들자(We'll Shake the Bag)>, 1980. All images © David Salle


살레의 회화 또한 세계를 재현하려는 모든 요구를 약화시키고, 지배적인 세력을 동요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각각의 구성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해체되어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에서 ‘해체’를 위해 자주 사용되던 기법은 바로 ‘차용’이다. 앤디 워홀의 회화 작품에서 영화나 신문, 사진과 같은 대중매체 이미지가 등장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워홀의 방식은 살레에게도 영향을 미쳤는데, <백을 흔들자>라는 작품을 보면 사진적 참조물을 차용한 모습이 잘 나타난다.


022 B.A.M.F.V.1983.jpg데이비드 살레, B.A.M.F.V., 1983. All images © David Salle/VAGA at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살레는 미술사, 디자인, 대중매체 이미지, 심지어는 포르노그라피의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출처로부터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조금씩 따다가 자신의 그림에 중첩시켰다. 살레가 이러한 방식을 쓴 데에는 대중문화와 산업디자인의 생산물을 순수예술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의도가 컸다. 본래 대중문화와 순수예술은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살레는 대중문화 이미지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면서 이 둘의 경계를 해체하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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