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여름

by채운

언제부터인가 추위를 참지 못하고

더운 게 낫지 더운 게 좋지 읊조리다가

이제는 송골송골 맺히는 게 아니라

흘러내리는 땀줄기를 닦으며

이제야 내 엄마의 땀줄기가

마음에 와 앉는다

늘어진 허름한 민소매 입고서도

돌아만 앉아도 빗물 같은 땀을 흘리시던

그렇게 땀줄기 세수를 해도

찬바람 불 즈음에는

그래도 움직일 수 있는 여름이 좋지 하며

가는 여름 못내 아쉬워 서둘러 옷깃 여미시던


온몸으로 여름을 나시며 한 겹 씩 풀어내셨나

추운 겨울 지나고 벚꽃만개한

따뜻한 어느 봄날

길게 기지개 켜시며 날아오르셨지


몇 번의 여름을 지나고

얼마만큼의 삶의 땀을 쏟아내면

나도 그렇게 가벼이 날아오를까

잔물결처럼 밀려오는 매미들의 합창이

아련한 늦여름의 긴 여운

땀인 듯 눈물인 듯 그리움이 인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