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막(최종화): 슬픈 일몰과 낙원의 변종

by하필 여행을 떠났다

1. 격리실의 괴물


지하 최심부 격리실의 두꺼운 철문이 마침내 열렸다. 프리즘처럼 흐려지는 붉은 비상 조명

사이로, 어둠 속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거대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우르르릉…….”


짐승의 포효였다.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된 채 사지가 기괴하게 꺾인 괴물이 윤서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다.

윤서는 본능적으로 바닥에 떨어진 철제 파이프를 치켜들며 비명을 질렀다.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하지만 괴물은 파이프 끝이 자신의 어깨를 찔러 피가 솟구치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들이받았다.

윤서가 바닥으로 나뒹굴고, 괴물의 날카로운 이빨이 그녀의 목덜미를 들이받기 직전이었다.


괴물의 목에 걸려 있던 낡은 가죽 스트랩이 윤서의 눈에 들어왔다. 민호가 늘 분신처럼 목에 걸고 다니던,

그녀가 첫 주년 기념으로 선물했던 이니셜이 새겨진 카메라 스트랩이었다.


“……민호 씨?”



윤서의 떨리는 목소리가 실험실의 정적을 깼다.



그 순간, 윤서의 얼굴을 집어삼킬 듯 벌어져 있던 괴물의 아가리가 공중에서 딱 멈추었다. 뒤집혀 있던 초점 없는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약물에 뇌를 난도질당해 폭력적인 쾌락만을 쫓던 괴물의 머릿속에서, 한 줄기 아주 희미한 기억의 파편이 번쩍인 것이다.


“우, 우아아아 아!”


괴물의 입에서 짐승의 포효가 아닌, 찢어지는 듯한 인간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인이 누구인지 뇌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심장이 먼저 알아챈 것처럼 괴물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인간의 기억과 좀비의 본능이 충돌하는 극심한 고통. 괴물의 눈에서 피가 섞인 붉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민호는 아내를 해치지 않기 위해 애라도 쓰는 듯 스스로 벽에 머리를 들이받으며 울부짖었다. 분노와 슬픔으로 무너져 내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윤서는 주저앉아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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