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파운드케이크

덜 사랑하는 삶으로 도피할 수 없어서

by유옥 변유림







오븐의 유리창 너머로 레몬 파운드케이크가 노랗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버터와 설탕이 열기를 흠뻑 머금고 제 몸집을 팽팽하게 부풀려 터뜨리기 직전, 그 반죽 속에는 아주 작지만 분명한 꿈이 깃들어 있다.


디저트를 유난히 좋아해 덜컥 제과를 배우겠다고 나섰던 때가 있었다. 그저 달콤한 빵 냄새에 둘러싸여 살고 싶다는 낭만 하나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매일같이 펄펄 끓는 오븐 앞에 서며 훔쳐본 파티시에의 현실은 결코 슈가 파우더처럼 달콤하거나 보송하지 않았다.


©pinterst


세상은 종종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에게 무해하고 행복한 프레임을 씌우지만, 그 낭만을 지탱하는 건 언제나 묵직한 중노동과 다크 초콜릿보다 씁쓸한 타협의 연속이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려면 역설적이게도 좋아하지 않는 일들을 기꺼이 감내하며 버텨야만 한다는 뻔한 이치를, 나는 무거운 밀가루 포대를 나르며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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瑜 | 아름다운 옥빛 유 | 하타 요가와 명상, 글쓰기를 닮은 삶. 명상지도자 이자 마인드풀니스 에세이스트로서 느린 사유와 고요한 감각을 수집합니다. IG : @0k.y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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