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어로 글쓰기
바카라상 위 접시에 담긴 블루베리 한 알을 입에 넣는다. 입안 가득 보랏빛 내음이 흐른다. 이 얼마 만에 오롯이 앉아있는 시간인지.
지난 3개월은 지도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자꾸만 나침반을 확인하고, 신발 근을 다시 고쳐 매던 날들이었다. 새로운 온라인 게임에서 나는 마치 지구에 비상착륙한 외계인처럼 일상의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설었다.
하지만 외계인은 어느새 네모난 사무실 공간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예전부터 이 행성에 살아왔던 것처럼. 9시 땡 종소리와 함께 고소한 커피 향이 곁을 머문다.
너무 많은 일을 벌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글을 쓰는 와중에 해야 할 일들이 파도처럼 머릿속으로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곁에 있는 블루베리부터 천천히, 맛있게 먹어보자. 지금 내 앞의 이 작은 보랏빛 시간을 먼저 누리는 것, 그것이 오늘 살아가는 나이다.
-글을 타고 날다 글쓰기모임에서 쓰다 2026.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