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마케팅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 왜 말을 못 해?

by시원한 바람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아마도 내가 굉장히 당당하고 유능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면서 원하는 것들을 멋지게 이뤄낸다고 생각할 것 같다. 일면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나를 돌아보면 사실 조금의 왜곡이 있다. 왜냐하면, 나는 약간 상반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다른 사람들이 필요한 게 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전체의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말이다.


나는 단순히 그것을 아는 것을 넘어서, 그 욕망을 필요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동하고 제안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호기심이 많은 나에게는 이런 것들이 중요했고, 그러면 그럴수록, 나 자신의 욕망이나 필요에 대해서는 둔감했다. 그렇게 나는 학교에서는 지도자로 자랐고, 마음을 잘 헤아리는 이해심이 많은 친구가 되었고, 남이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해주는 주장을 잘 펼치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은 마케팅일을 하고 있다.


커가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욕망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지. 그래서 일부러 노력을 기울였다. 내가 원하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그게 그냥 단순한 감정에 기반한 것이어도 괜찮다고,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꼭 그게 논리적으로 필요에 의한 게 아니어도 된다고. 하지만 아마도 지금도 재빠르게 주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상충하지 않는지 치밀하게 재 가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그런 수준일 것이다. 나와 피부를 비비고 사는 가족들만이 나의 이런 면을 알 것이다.


나는 부족함이 없이 자랐고, 주위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에 많이 놓이지도 않았었다. 아마도 늘 다른 가족들을 우선해야 했고, 자신의 당당함이나 주장을 내세울 때도, 그게 가족들을 위해서일 때만 발휘되었던 우리 엄마 덕분인 것 같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게 나는 남의 욕망에 민감한 유능한 마케터가 되었고,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문제 해결사가 되었고, 가족들을 잘 챙기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도 고민한다. 대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그리고 내가 그걸 원해도 되는지, 그렇게 내 마음을 만족시키는 것들이 공공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반하지는 않는지, 대범하고 자신감이 넘치지만 나의 욕망에는 엄청나게 소심한 그런 내가 되었다.


일을 더 잘해나갈 수록 이런 내 모습이 반대로 더 두드려졌다. 회사에서 휘몰아치며 일하며, 집에 와서도 그 생각을 계속해나가는 나를 보면, 내가 과연 일을 즐기고 있는지, 나는 나를 돌보고 있는지 조금씩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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