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사이트] 섬뜩한 처연함~<실낙원> 리뷰

4.3 / 5.0 (*스포일러성 다수 포함)

by최올림

[Con사이트] 올가을 만난 섬뜩한 처연함…〈실낙원〉 리뷰 (*스포일러성 다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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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빨리 눈물이 터질 줄은 몰랐다. 두 눈가에서. 이토록 오래 답답할 줄도 몰랐다. 가슴 한켠이.


먹먹하고 갑갑했다. 영화 중반부까지 내내 그랬다.


그런데 묘했다. 불편한 감정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데도 이 작품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만난 영화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은 〈가능한 사랑〉이었다. 그런데 〈실낙원〉 역시 그에 못지않은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


그렇다고 선뜻 명작이라거나 감동적인 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보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생각할수록 더 괴로워진다. 그럼에도 자꾸 곱씹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와 머지않아 마주할 미래를 절묘하게 겹쳐 놓았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씁쓸함을 넘어선 비장미마저 서려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엄마’라는 존재를 이야기한다. 자식을 향한 지독하리만큼 절대적인 사랑. 흔히 아가페라 부르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영화는 처음에는 숨기듯 보여주다가 끝내 잔인할 만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 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머리와 가슴이 모두 흔들려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미리 말하고 싶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라면 이 영화를 보는 일이 무척 고통스러울 수 있다. 감히 관람을 권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렇게 조심스러운 말을 꺼내는 데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내게는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처연(悽然)’이라는 단어를 다시 찾아봤다. 익숙하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쉽지 않은 말이다. 슬픔과 쓸쓸함이 깊이 배어 있어 애달프고 구슬픈 상태.


〈실낙원〉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내게는 바로 이 단어다.


처연함. 그 자체다.


## 김현주라는 배우, 50대에 더욱 빛나는 사람


최근 즐겨 보는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김현주라는 배우는 중년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더욱 빛나는 것 같다.


말없이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감정이 전해진다. 나지막하지만 또렷한 중저음의 목소리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손끝의 움직임과 몸짓 하나에도 인물의 감정이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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