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⑰ 이미지 저작권의 법칙
출판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과연 뭘까?
오탈자를 잡아내지 못해 쇄를 거듭하며 눈물을 머금는 일일까, 원고 마감일을 맞추지 못해 출간 일정이 밀리는 일일까?
안타깝게도 출판 현장에서 진짜 큰 사고는 의외로 텍스트 밖에서 터지곤 한다. 바로 ‘이미지’다.
바카라을 만들다 보면 글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이 적지 않다. 특히 여행서와 역사서,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다룬 경제경영서가 그렇다.
예컨대, 여행서에는 여행지의 풍경 사진이 필요하고, 역사서에는 오래된 지도나 인물 사진이 들어가기도 한다. 부동산 관련 바카라에는 지역별 지도와 아파트 사진이, 주식 관련 바카라에는 주가의 흐름을 보여주는 그래프나 각종 통계자료가 활용된다.
다행히 요즘은 이런 자료를 구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인터넷 검색창에 단어 몇 개만 입력하면 수많은 사진과 그림이 나타난다. 그중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내려받아 원고에 넣는 데는 몇 분도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저자가 원고에 넣어 보낸 사진을 편집자가 그대로 사용해도 될까?
인터넷에 공개된 이미지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
사진 아래에 출처만 밝히면 저작권 문제는 해결되는 것일까?
출판 현장에서는 이런 문제를 생각보다 자주 접한다. 특히 처음 바카라을 쓰는 저자들은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라도 출처만 밝히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신입 편집자 역시 저자가 원고에 넣어 보낸 사진이나 그림은 당연히 사용해도 되는 자료라고 생각해 별다른 확인 없이 편집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바카라에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과 그림에는 저작권을 비롯한 여러 권리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구한 짤 한 장이 바카라 전량 폐기하게 만들 수 있다. 나아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몰랐다”는 변명이나 “출처를 밝혔다는” 해명은 법 앞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다. 무심코 넣은 이미지 하나가 저작권 침해라는 민·형사상 법적 바카라임으로 돌아오는 순간, 출간의 기쁨은 순식간에 법적 분쟁의 악몽으로 변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이라고 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 사진을 바카라에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행서를 집필하는 저자가 인터넷에서 멋진 풍경 사진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보자. 사진이 마음에 들어 원고에 넣고, 사진 아래에 촬영자의 이름과 출처까지 정확하게 표시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출처를 밝히는 것과 저작권자의 사용 허락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촬영자의 창작성이 인정되는 경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바카라에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찾은 모든 사진에 별도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사진과 일러스트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도 많다. 하지만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거나, 출처 표시를 요구하거나, 원본을 수정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정한 조건만 지키면 상업용 출판물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가 적용된 이미지다. CCL은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다른 사람이 어떤 조건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 미리 표시해 놓은 이용 허락 방식이다. 하지만 CCL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저작자 표시만 요구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비영리 목적의 이용만 허용하거나 원본의 변경을 금지하는 유형도 있다. 따라서 CCL 표시가 있다고 해서 모든 이미지를 판매용 도서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비영리 이용' 조건이 붙은 이미지는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인 판매용 도서에 사용하려면 별도의 허락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검색 결과에 표시되는 ‘무료 이미지’라는 설명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실제 저작권자가 아닌 사람이 이미지를 올렸거나, 이용 조건을 잘못 안내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와 편집자는 이미지를 사용하기 전에 원본이 게시된 사이트를 확인하고, 해당 이미지의 이용 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저작권자에게 직접 사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또한 사용이 허용된 이미지라도 종이바카라과 전자바카라, 표지와 본문, 광고와 홍보물에 각각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용 허락의 범위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카라을 쓰다 보면 다른 바카라에 실린 그림이나 도표를 사용하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전문서나 교양서에서는 복잡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기존 자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공표된 저작물을 인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출처를 밝히기만 하면 어떤 자료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인용이 허용되려면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한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예컨대, 어떤 바카라에 실린 도표를 비평하거나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사용하는 경우와, 자신의 바카라을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해 그 도표를 가져오는 경우는 다르다. 더구나 그림이나 사진은 한 장 자체가 독립된 저작물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고에서 필요한 자료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인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다.
다른 바카라에 실린 이미지의 저작권자가 반드시 그 바카라의 저자나 출판사는 아니다는 것이다. 예컨대, 외국에서 출간된 바카라을 번역하면서 원서에 실린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어떨까? 이때는 원서 출판사가 해당 사진을 사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권리가 한국어판까지 포함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원서에 사용된 사진이 특정 국가나 언어, 판형, 발행 부수에 한정된 계약에 따라 제공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 도서를 번역하거나 다른 바카라의 이미지를 재사용할 때는 원저작물의 이용 허락 범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단순한 수치나 사실 자체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지만, 이를 독창적으로 배열하거나 표현한 도표와 그래픽은 보호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도표를 조금 수정하거나 색상만 바꾸면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원본의 창작적인 표현을 그대로 이용했다면 단순한 변형만으로 자유로운 사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료를 참고해 새로운 도표를 만드는 것과 다른 사람이 만든 도표를 가져와 수정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출판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있다.
“출처는 정확하게 적었습니다.”
물론 출처를 밝히는 일은 중요하다. 저작권법상 출처 표시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독자에게 자료의 근거를 알려준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출처 표시와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은 서로 다른 문제다. 따라서 출처를 표시했다고 해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을 바카라에 싣고 사진 아래에 작가의 이름과 촬영 연도를 정확하게 적었다고 생각해보자. 출처는 분명하게 표시했지만, 그것만으로 사진을 사용할 권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았더라도 계약이나 라이선스에서 출처 표시를 요구한다면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물론 모든 이미지가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작품이나 저작권법상 보호받지 않는 자료, 적법한 이용 허락이 부여된 자료 등은 각각의 조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오래된 작품이라고 해서 관련 이미지까지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전에 사망한 화가의 그림은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그림을 촬영한 사진이나 이미지 제공 기관의 이용 조건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편집자는 단순히 출처가 적혀 있는지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해당 이미지가 어떤 권리 상태에 있는지, 어떤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최근 출판 현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문제가 있다.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다.
과거에는 바카라에 사용할 사진이나 그림이 필요하면 직접 촬영하거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하고, 이미지 제공 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AI에 몇 줄의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사나 저자에게 매력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AI로 만든 이미지는 저작권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까?
쉽게 단정할 수 없다. 먼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이용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생성된 이미지의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지만, 서비스 종류나 요금제, 이용 조건에 따라 제한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업적 이용이 허용된다는 사실과 해당 이미지에 저작권이 인정된다는 사실 역시 구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는 순수 AI 생성물에 대해 저작권 보호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의 기본적인 법적 해석이다. 반면, 사람이 창작적으로 선택하고 수정하거나 구성한 부분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보호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저자와 출판사가 주의해야 할 문제가 또 하나 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가 기존의 특정 작품과 지나치게 유사하거나, 실존 인물의 얼굴이나 유명 캐릭터, 상표 등을 무단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권리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유명 화가의 특정 작품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이미지를 생성해 바카라 표지에 사용한다면 어떨까?
AI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저작물과 관련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존 인물의 얼굴을 허락 없이 활용한 이미지 역시 초상이나 인격적 이익과 관련된 분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로 만든 이미지라도 제작 경위와 사용 조건을 확인하고, 기존 저작물과의 유사성이나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바카라 표지처럼 독자에게 널리 노출되고 광고에도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이미지는 더욱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었다고 해서 그 이미지의 사용에 따른 바카라임까지 대신 져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카라에 사용할 이미지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바로 사용료다.
사진 한 장에 몇만 원이 들 수도 있고,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이나 미술관이 제공하는 이미지처럼 사용 조건에 따라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미지 사용료는 누가 부담해야 할까?
정해진 답은 없다. 출판 계약에서 어떻게 정했는지, 해당 이미지가 어떤 목적으로 필요한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출판사가 기획한 바카라에 필요한 이미지를 직접 구매하거나 제작을 의뢰한다면 출판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저자가 특정 사진이나 그림의 사용을 요청하고 그 비용을 저자가 부담하기로 했다면 저자가 지불한다.
또 하나, 저자와 출판사가 미리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어떤 사진을 종이바카라에 사용하는 조건으로 허락을 받았다면 전자바카라에도 사용할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계약에 따라 전자바카라 이용은 별도로 허락받아야 할 수도 있다. 또한 바카라의 표지와 본문, 광고 등에 사용하는 조건이 서로 다를 수 있고, 발행 부수나 사용 기간, 이용 지역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미지를 구매하거나 사용 허락을 받을 때는 단순히 사용료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종이바카라과 전자바카라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지, 표지와 본문 중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 홍보물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재쇄나 개정판을 발행할 때 기존의 사용 허락이 그대로 유지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판 현장에서 이미지 저작권 문제를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바카라의 제작이 거의 끝났을 때다.
원고 편집을 마치고 교정까지 끝낸 뒤, 인쇄소에 데이터를 넘기려는 순간 특정 사진의 사용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보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인쇄하자니 마음 한쪽이 불안하다. 인쇄 후 권리자가 무단 사용을 문제 삼으면 판매 금지는 물론 손해배상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지 저작권은 마지막 교정 단계에서 한꺼번에 확인하기보다는 원고를 검토할 때부터 이미지의 목록을 정리하고, 출처와 권리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용 허락이 필요한 자료는 가능한 한 일찍 절차를 진행하고, 허락을 받기 어려운 이미지는 다른 자료로 대체할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바카라을 만들 때는 원고의 내용뿐 아니라 사진과 그림, 도표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면 바카라의 출간이 늦어지거나, 이미 출간된 바카라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의 경우 원고에 사진이나 그림을 넣기 전에 해당 자료를 바카라에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편집자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가 보내온 자료를 무조건 신뢰하기보다 권리 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사용 허락을 확보하는 과정을 제작 일정에 포함해야 한다.
처음 바카라을 만드는 저자와 신입 편집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인터넷에서 찾았다”, “출처를 표기했다”, “AI로 만들었다”는 말은 그 이미지를 바카라에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바카라에 사용할 이미지의 저작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용하기 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무심코 넘어가면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바카라에 이미지를 넣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수고가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훨씬 큰 문제를 막아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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