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혼했습니다.

by리릭

"두 분은 한 번 이혼하셨었는데 또 이혼하시는 거예요?"


젊은 판사가 서류를 훑어보다가 살짝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네."


"네."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그와 나는 인정했다.


그렇다.

나는 같은 사람과 같은 이유로 두 번째 이혼을 했다.


미성년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들의 이혼 의사가 확실해서 확정판결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앞서 들어간 수많은 커플들에 비해 초스피드 한 결정이었다.


"아까 판사가 얘기하는데 좀 쪽팔리더라."


법원 건물을 나서며 그가 말했다.

마치 친구와 농을 나누듯 킥킥 웃었다.


"그러게. 좀 쪽팔리네. 두 번 이혼할 줄 알았으면 딴 놈이랑 살아볼걸."


나는 시니컬하고 건조하게 말했다.


그가 옅은 미소를 띤 채 침묵했다.


이혼 신청 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나 최종 판결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나는 꽤 덤덤했다.

대기석에 앉아있자니 일찌감치 도착해 차에서 대기 중이었다며 너스레를 떨던 그가 옆에 앉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리릭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잡다구리한 감정에 휘둘리는걸 은근 즐기는, 되도록 최선을 다해 매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고픈, 그런 사람.

14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기꺼운 대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