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회사를 나온 사람이 하는 조금 불편한 이야기
나는 한 조직에서 14년을 일했다. 정바카라기획, 인사, 홍보까지 여러 부서를 거쳤다. 누가 봐도 안정적인 온라인 게임이었고, 밖에서 보면 부러워할 만한 자리였다. 그런데 서른아홉이 되던 해, 나는 그곳을 나왔다. 사실상 팀장의 역할과 바카라임을 맡고 있었지만, 공식적인 인정은 없었다. 일은 팀장만큼 하는데 이름은 여전히 팀원이었다. 처음에는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 기다림에는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 끝을 정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스스로 끝을 정했다.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딴 지 한참이 지난 뒤였다. 스물여섯에 따놓고 서랍 속에 넣어둔 그 자격증을, 마흔을 앞두고 꺼내 들었다.
미리 말해두고 싶다. 이 글은 "나처럼 용기 내면 다 잘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온 뒤의 길은 울퉁불퉁했다.
하지만 그 쉽지 않은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더 단단하게 했다. 컨설팅 회사에서는 보고서가 돈이 되는 방식을 배웠고, 창업 상담 현장에서는 막막한 사람 앞에서 말을 고르는 법을 배웠다. 상권 현장에서는 골목 가게 사장님들의 숫자와 한숨을 동시에 읽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결국 내 이름을 건 컨설팅 연구원을 열었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자문 역할도 맡게 됐다.
14년 동안 한 곳에서 배운 것보다, 나온 뒤 1~2년 동안 배운 것이 더 많았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적어도 내 체감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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