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도사가 산학협력단에서 배운 것과 잃은것

컨설턴트의 손은 멈췄지만, 시야는 넓어졌다

by피터팬의 숲

경력을 쌓으러 왔다

스물여섯에 경영지도사 자격을 땄다. 그때부터 내 직업적 정체성의 중심에는 늘 '경영컨설팅'이 있었다. 기업을 진단하고, 문제를 구조화하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제안하는 일. 그게 내가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런 내가 대학 산학협력 조직에 들어온 이유는 분명했다. 산학협력 경력이 필요했다. 컨설턴트로서 기업 현장은 어느 정도 알았지만, 대학과 연구기관, 정부 지원사업이 맞물려 돌아가는 산학협력 생태계는 안에 들어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언젠가 대학이라는 무대에서 기업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 이 경력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늘 "취업도 수주다"라고 말해왔다. 조직에 들어가는 것도 결국 하나의 프로젝트를 따내는 일이고, 그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얻어갈지는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이번 수주의 목표는 '산학협력 경력'이었다.


그런데, 하루가 행정으로 끝난다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하루의 대부분이 행정이었다.


협약서를 검토하고, 예산 집행 내역을 맞추고, 증빙 서류를 챙기고, 중간보고와 결과보고 양식을 채우고, 회의 자료를 만들고, 다시 수정 요청을 받는다. 사업 하나가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문서의 양은 상상 이상이었다. 기업을 만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보다, 그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서류를 처리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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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 온 이유를 찾아서. 현직 경영지도사 겸 컨설턴트입니다. 배워서 남주는 직업입니다. 언젠가 서점을 열고 싶고 그 공간에서 컨설팅까지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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