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4 지옥을 탈출한 여자
“빛나씨,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혹시 나중에 따로 만나서 차 한잔 마실 수 있을까요?”
인생을 살다 보면. 가끔 드라마에서 본 듯한 극한의 상황에 몰리는 예상을 하지만. 대부분 별일 없이 지나간다. 서도준씨 부모님과의 식사 자리가 딱 그랬다. 다양한 질문 세례를 할 것 같았지만. 다들 별말 없이. 어색한 분위기 속에. 조용히 코스요리만 먹었다.
사실 음식이 무슨 맛인지. 간이 잘 맞는지. 식감이 좋은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그냥 숨을 쉬듯이. 밥만 먹었다. 내게 민감한 질문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불편해하고 있다는 게 강렬하게 느껴졌다.
식사 자리가 끝나고. 헤어지기 직전에. 서도준씨가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 서도준씨 어머니는 내게 따로 한 번 보고 싶다고. 말을 건넸다. 나는 마치 마음의 준비를 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내 연락처를 건넸다.
“저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서로 따뜻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헤어졌다. 서도준씨는 불편한 자리였을 텐데 고생했다고. 다정한 말을 건넸다. 중간에서 이래저래 눈치 보느라. 가장 고생한 건 서도준씨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 어깨를 토닥거려줬다.
이제는 딱히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그런 안정감 있는 눈빛으로 날 한 번 쳐다보고는. 나를 꼬옥 안아줬다. 따뜻했다. 세상의 따뜻함이 서도준씨 품에 다 몰린 것처럼. 가슴 벅차게 포근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행복이 영원할 수 있을까. 서도준씨는 정말. 인생을 살면서 만난 사람 중에 최고로 좋은 사람인데. 끝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 우리의 인연은 하늘이 허락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